블룸버그 "내년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증시 랠리 펼친다"

"2023년 아시아 증시 평균 9% 상승"
강달러 완화·중국 '위드 코로나' 덕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아시아 증시가 내년에는 크게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달러 강세, 중국의 코로나 봉쇄 등 아시아 증시를 짓눌렀던 악재가 해소되면서 랠리를 펼칠 것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1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인용해 "내년 아시아 증시의 평균 상승률이 9%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년 아시아 증시 수익률을 마이너스로 예상한 IB는 한 곳도 없었다. 올해 아시아 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을 제외한 MSCI아시아태평양지수는 지난해 4.9% 하락한 데 이어 올 들어 -19%로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외 신흥 시장에서 5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빼냈다.

하지만 내년엔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가 아시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중국이 고강도 봉쇄 정책을 접고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면 내년 경제 성장률이 5%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아시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로 강달러 현상이 누그러지는 것도 아시아 증시를 끌어올리는 재료가 된다는 분석이다.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가 완화하면서 외국인들의 아시아 증시 유입세가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블룸버그는 "올해 끔찍한 한 해를 보낸 아시아 증시가 내년엔 랠리를 펼칠 것"이라면서 "아시아 증시 상승률이 S&P500 지수를 능가할 수 있다"고 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한국과 대만 증시가 특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블룸버그는 "가장 높은 전망치가 현실화한다 해도 지난해 아시아 증시의 최고점은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해를 앞두고 부상하는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앞서 올해 증시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Fed의 금리 인상 부작용에 따른 경기침체 위험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