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매트릭스로 보는 세상] 중국 대체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입력
수정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일본이 그랬듯이 중국도 소비재와 저기술 제품에 대해서 비공식적으로 수입이 봉쇄되었다. 중국이 큰 시장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잘해보자고 애쓴다고 해서 성과를 낼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 제품이 품질이나 가격면에서 아주 못 팔 정도는 아니다. 그냥 그들의 정부와 국민이 수입하지 말자고 암묵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의 시장 봉쇄에서 우리가 성공적으로 대체 시장을 만들었듯이, 중국의 시장 봉쇄에서도 우리에게 보다 호의적인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한국과 일본의 무역에서 언제나 문제가 되는 것은 ‘대일무역적자’이다. 그리고 주요 품목으로 소재 및 부품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추세가 줄어들고 있으며, 자동차 부품등 일부 품목에서는 역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대외 무역에서 상호 의존도는 오히려 일본에서의 한국의 비중이 더 높다. 한국의 대외 교역에서 일본은 5위인데 반하여, 일본에서의 한국은 3위이다. 이제는 일본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버릴 때가 되었다. 대신에 더 호의적이고 더 쉽게 진출할 수 있는 다른 지역에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기네 시장은 닫아놓고, 열려있는 남의 시장에 이익을 챙기기에 열중하였다. 그들이 유일하게 문을 연 나라는 미국뿐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뻔히 잘 팔리는 한국의 자동차, 한국의 가전 전자제품이나 스마트 폰이 유독 일본에서 팔리지 않는 것은 그러한 폐쇄성 때문이다. 우리가 팔 물건이 별로 없을 때, 아는 게 그저 일본 시장뿐이었을 때는 그게 어려운지, 노력에 비하여 성과가 제대로 있었는지를 따질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해외 시장에 충분히 팔 시장도 많고, 팔 만한 물건도 충분히 있고, 그럴 만한 해외 마케팅 능력과 경험도 가졌다. 삼성이나 현대가 일본에서 철수한 이유는 노력대비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그들의 실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삼성과 현대가 다른 미국이나 유럽계회사들보다 심한 차별을 받기는 했겠지만, 삼성과 현대만의 문제는 아닌 것은 분명하다. 굳이 배척하는 곳에 힘겹게 들어 갈려고 할 필요가 없다. 그 노력으로 다른 곳에 기분좋게 들어가는 편이 비용이나 시간을 훨씬 절약하며 수출도 더 늘릴 수 있는 지름길이다. 그리고 실제로 가전제품, 스마트폰과 자동차는 일본을 넘어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게 되었다.마찬가지로 중국도 우리에게 시장을 봉쇄했다. 삼성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0%대이다.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 역시 쫒겨난 수준이다. 그렇다고 한국 제품이 이 정도의 실력도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화장품이나 문화상품을 보면 안다. 한류열풍에 힘입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지만, 여전히 한한령에 묶여서 수출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수출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중국의 대한국 제품 봉쇄에 의한 것이지, 중국의 혁신이나 품질혁신에 의한 것이 아니다. 다행히도 대중국 수출이 줄어든 만큼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이 늘어나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2022년 한국의 수출은 7.8% 늘어났다. 중국이 포함된 아시아지역을 보아도 4.3%가 늘었다. 중국이 줄어도 동남아에서 늘었다는 증거이다. 2022년도 무역적자는 중국 수출이 줄어서가 아니라, 에너지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국 시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 대중국 제품의 대부분이 소부장제품이고, 이 제품들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가공되어 다른 지역으로 수출된다. 중국이 한국을 봉쇄할 때 우리는 이 중간제품을 만들만한 곳을 찾아내어 대체 수출지역으로 개발하면 된다. 현재로서는 인도와 동남아지역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두지역에 대한 시장개발 노력을 더하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츨 수있다.
중국이 한국 제품에 대한 봉쇄가 더 높아지고 더 고기술제품으로 이행되기 전에 대체시장을 만드는 노력을 더해야 한다. 그럼 우리가 일본시장 의존도에서 벗어났듯이, 중국의 횡포에서 벗어날 수있을 것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글로벌 무역전쟁 트레이드워 홍재화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