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준금리 넉달 연속 동결…유동성 공급은 늘려

중국 인민은행 전경. 사진=REUTERS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2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중 유동성 공급은 확대했다.

인민은행은 20일 12월 중국 특유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가 1년 만기 연 3.65%, 5년 만기는 연 4.30%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인하 이후 4개월 연속 동결이다. LPR은 18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상 대출 금리의 평균치다. 실제로는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결정한다.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연 2.75%로 동결하면서 LPR 동결을 예고했다.

1년 만기 LPR은 일반 대출,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다. 인민은행은 올해 1년 만기 LPR을 1월과 8월 두 차례, 5년 만기는 1월과 5월, 8월 세 차례 인하했다.

중국 경기 하강 추세를 볼 때 기준금리 인하 등의 적극적 통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미국과의 금리 차이 확대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유출되는 것을 경계해 동결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중앙은행(Fed)는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전월 대비 0.5%포인트 높은 연 4.25~4.50%로 결정했다. 인민은행은 연말연시 자금 수요에 대비해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있다. 이날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활용한 공개시장운영으로 1440억위안(약 27조원)을 풀었다. 7일물 30억위안, 14일물 1410억위안이다. 전날 840억위안에 이어 이틀 연속 대량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인민은행은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앞둔 9월말 이후 중단했던 14일물 역RP를 전날부터 다시 활용하고 있다.

인민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은 환매조건부채권을 금융회사에서 사서 유동성을 풀고, 1주일 또는 2주일 뒤 일정 금리를 더해 다시 팔아서 유동성을 흡수한다. 이렇게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 것을 공개시장운영이라 한다.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의 기준금리는 이 공개시장운영에서 쓰는 RP의 금리다.

중국도 예전에는 RP금리를 기준금리로 활용했지만, 기준금리와 시장 금리의 격차가 커서 정책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자 2019년 8월부터 LPR을 기준금리로 쓰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