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투어 막판 베를린 달군 블랙핑크…10대 팬들 한국어 떼창

"아아아아악~", "베를린 무대에 서니 너무 뜨거워요.

"
19일(현지시간) 걸그룹 블랙핑크가 유럽투어 막바지에 찾은 독일의 수도 베를린의 최대 공연장 중 하나인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는 귀청이 찢어질 듯한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영하의 날씨에도 2시간이 넘게 줄을 서 입장해 1만7천여석을 가득 채운 팬들은 블랙핑크의 무대마다 함성을 내지르며 한국어로 떼창을 하는 장관을 만들어냈다.

한겨울밤 어둠에 잠긴 관객석에는 팬들이 손에 든 핑크빛 하트가 가득했다.
블랙핑크는 이날 첫 무대를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으로 시작해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와 '러브시크 걸스(Lovesick girls)', 핑크 베놈(Pink Venom) 등 10곡을 선보였다.

이어 지수, 제니, 로제, 리사가 각각 솔로 무대를 하고, 다시 셧다운(Shut dow)과 뚜두뚜두 등 4곡을 더 선보였다.

'포레버 영(Forever Young)'을 마지막으로 무대에서 내려간 블랙핑크는 팬들의 끊이지 않는 함성에 앙코르 무대에 올라 '마지막처럼' 등 3곡을 끝으로 무대를 마쳤다.
지난달 말 런던에서 유럽투어를 시작한 블랙핑크는 바르셀로나, 쾰른, 파리, 코펜하겐을 거쳐 이날과 20일 베를린 무대를 마친 뒤 22일 암스테르담을 끝으로 월드투어의 막을 내린다.

이들은 북미와 유럽의 14개 도시에서 19회차의 공연을 거치며 150만명의 관객을 만났다.
이날 관객석 곳곳에는 부모와 동반한 10대 초반의 어린 관객들이 모든 곡을 한국어로 따라부르며 함성을 지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자매, 친구들과 함께 생애 첫 콘서트에 온 9∼12살의 앨리나, 엠마, 알바나, 알리아 등 꼬마팬들은 "블랙핑크의 모든 게 마음에 든다"면서 그동안 학교 클럽활동에서 배운 한국어로 목청 크게 전곡을 따라불렀다.
이제 20대가 된 대학생 에신, 마리아, 바하도 10대 시절부터 블랙핑크의 팬이다.

5년 전 중고교시절 함께 블랙핑크의 팬이 됐다는 이들은 "블랙핑크는 통상적인 걸그룹처럼 귀엽기보다는 걸크러시 스타일"이라며 "오늘 공연에서 많은 에너지를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다가 K팝 팬이 됐다는 이들은 "서방 드라마보다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게 더 문화적으로 편안하다"면서 "서로 존중하는 모습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여름 한국을 찾아 2주간 휴가를 보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모와 함께 콘서트장을 찾은 카를라(16)는 "블랙핑크는 4명의 강한 여성이어서 마음에 든다"면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처음 K팝 팬이 됐는데 안무와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에 반했다"고 말했다.

카를라의 이모는 "조카가 16세가 돼서 생일선물 겸 크리스마스 선물로 첫 콘서트 티켓을 선물했다"면서 "사전등록하고 기다리다가 클릭해서 티켓을 구하기까지 전 과정이 하늘의 별 따기였다"고 말했다. 블랙핑크 콘서트장 지정 좌석 티켓 가격은 249유로(35만원)에서 349유로(48만원)에 달했지만, 대체로 꽉 찼고, 이날 길게 줄을 늘어선 관객들은 티켓을 구하기가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