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실적전망 다시 '하향'…"4분기 손실폭 1조원 이상"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기존 시장 추정치인 8000억원대를 넘어 1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유안타증권은 SK하이닉스가 올해 4분기 1조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증권가 컨센서스(시장 추정치)인 8200억원 적자보다 2800억원가량 커진 수치다. 반도체 시장의 업황이 당초 증권가의 예상보다 더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지속되고 있어 메모리 출하량이 예측치보다 낮은데다, 판가의 하락폭도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램 사업에서 영업이익 3000억원, 낸드플래시 영역에서 영업손실 1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사 실적의 감소폭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같은날 SK하이닉스에 대한 '어렵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영업손실 1조 3000억원의 추정치를 내놓았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을 경험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사들의 주문 강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올증권 역시 비슷한 이유로 1조 1000억원의 영업적자를 예상했다.

SK하이닉스의 대한 적자 전망은 주기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개월전 SK하이닉스에 대한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조9435억원이었다. 3개월전 추정치는 1조9632억원이었고, 1개월전에는 소폭의 적자로 전환됐다. 지금에 와서는 1조원대 적자 예상으로까지 전망이 악화됐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망 악화와 함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오후 -1.01% 하락한 가격으로 거래중이다. 지난 6개월간 주가는 17.14%가 떨어졌다.

증권가는 내년도 하반기 혹은 내후년에나 반도체 업황의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서 연구원은 "23년 하반기 중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재고 재축적 수요와 공급 제한 효과가 발현되면서 반도체 업황이 완연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낸드플래시의 경우 선두업체의 점유율 확대 기조로 D램 대비 업황 개선은 다소 지연될 전망"이라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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