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 만난 與…21일부터 국조특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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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희생자가 협상 도구냐" 호소국민의힘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 전에 국정조사를 시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바꾼 것이다.
오전 현장조사 일정부터 동행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국정조사 위원들의 사퇴 의사를 반려하고, 국정조사에도 참여하도록 권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국정조사 특위에 복귀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일 아침부터 현장조사가 있다”며 즉각 복귀 의사를 나타냈다.이제껏 ‘선(先) 예산안 처리, 후(後) 국정조사’를 강조해온 국민의힘이 입장을 바꾼 것은 이날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 간담회 때문이다. 여기서 주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 10여 명을 만났다. 조은희 의원은 “오늘 유가족을 만나고 특위 위원들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참사 희생자인 배우 이지한 씨의 아버지이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는 이종철 씨는 “국정조사가 동네 이장 회의인가. 희생자들이 협상의 도구냐”며 “조속히 국정조사에 복귀하라”고 호소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도 “지금이라도 국정조사를 제대로 해서 아이들이 왜, 어떻게,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 그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냐”며 “진상이 제대로 안 밝혀지거나 국정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게 방해하거나 진상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시 저희는 밖으로 나갈 것”이라고 했다.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21일부터 시작되는 이태원 참사 국조 특위 현장조사 일정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당 소속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의결하자 전원 사퇴 의사를 밝혔다. 특위가 표류하자 민주당은 19일 단독으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를 열어 향후 일정과 증인 명단을 의결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