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체력 강한 스위스도 내년 성장률 전망 낮춰

올해 2.3→1.9%, 내년 1.0→0.7%로 각각 하향 전망
수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높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를 덜 받는 편인 스위스도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스위스경제연구소(KOF)는 1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올해 스위스의 경제성장률이 1.9%에 머물고, 내년 성장률은 0.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0월에 제시됐던 이 연구소의 전망치보다 0.3% 포인트씩 낮아진 수치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2.9%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2.3% 정도가 될 것으로 봤다. 실업률은 올해 2.3%, 내년에는 2.4%가 될 것으로 KOF는 예상했다.

KOF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춘 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에서 나타난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제조·건설 분야 경기가 나빠진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OF는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을 받는 건설 분야에서 올해 투자가 3.6%, 내년에는 0.5% 감소하게 될 거라고 내다봤다. 스위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수력과 태양광 발전 비율이 전체 전력 공급의 80%에 이른다.

이런 에너지 생산구조는 전 세계적인 저탄소 규제 흐름에 부합할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빚어진 석유·가스 가격 급등의 타격을 덜 받는 효과도 낸다.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상승률은 10%를 기록했지만 스위스는 3%대에 머물고 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덜한 자국 경제 상황을 '행복의 섬(an island of bliss)'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스위스가 경제성장률을 낮춰 잡은 것은 인플레이션의 늪에서 자국 경제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국립은행(SNB)은 지난 15일 유럽연합(EU)의 기조에 맞춰 기준금리를 0.5%에서 1.0%로 0.5% 포인트(P) 올리고 "해외에서 경기침체가 심화하거나 에너지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 스위스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