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분양 대전'…서울 은평·마포·강동구 대단지 브랜드 눈길

내년 1월까지 서울·경기·인천 등 1만9424가구 공급
강동 헤리티지 자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수도권에 1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공급된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공사비 급등까지 맞물리면서 더 늦기 전에 분양에 속도를 내는 단지가 늘고 있어서다. 보통 연말·연초는 분양 비수기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뜻밖에 ‘분양 대전’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수도권에선 대형 건설사가 대단지 공급에 나서 수요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 회복을 위해 정부가 잇따라 규제 완화 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청약 경쟁률이 낮아진 틈을 타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에 브랜드 대단지 줄줄이 선봬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수도권 분양 물량은 총 1만9424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총 1만793가구다.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서 고르게 분양이 예정돼 있다.
서울은 은평구 역촌동, 마포구 아현동, 강동구 길동 등에 4255가구(일반분양 961가구)가 공급된다. 경기에선 광명시, 안양시, 평택시 등에 총 1만2717가구(일반분양 8017가구)가 선보인다. 인천의 경우 남동구 중구 등에서 총 2455가구(일반분양 1815가구)가 예정돼 있다.

연말·연초에 이례적으로 신규 공급이 잇따르는 건 각 지역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금리 인상과 공사비 급등이 이어질 조짐이 보이자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가 더 침체하기 전에 서둘러 분양을 마무리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위축된 매수세로 청약 성적이 과거에 비해 저조한 상태를 이어가자 건설사들은 다양한 분양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전액 무이자, 계약금 안심보장제 등이 대표적이다. 금리 인상 국면이 이어지는 내년까진 주택시장이 회복되기 쉽지 않아 분양가를 하향 조정하거나 실수요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분양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입지·잠재 가치 고려, 전략적 물색을”

서울에선 GS건설이 강동구 길동에 ‘강동 헤리티지 자이’를 선보인다. 지하 2층~지상 33층의 8개 동, 총 1299가구 규모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59㎡ 219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인근에 현대백화점, 이마트, 강동경희대병원, 홈플러스 등이 있다. 단지 주변으로 길동생태공원, 길동공원, 일자산도시자연공원 등이 있다. 지하철 5호선 길동역과 9호선 길동생태공원역(2028년 개통 예정)을 이용할 수 있다.

경기엔 현대엔지니어링이 평택시 현덕면에 ‘힐스테이트 평택화양’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31층 14개 동으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72~84㎡, 1571가구다. 화양지구는 평택항과 인근 산업단지, 향후 고속철도(KTX) 경유가 예정된 안중역 사이에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향후 고덕국제신도시와 함께 평택시의 개발 축을 이끌 전망이다.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DL이앤씨는 경기 화성시 신동 동탄2택지개발지구 신주거문화타운에서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를 내년 1월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12층의 13개 동 800가구(전용면적 99~115㎡)로 구성된다. 신주거문화타운은 동탄2신도시에 조성되는 특별계획구역 7곳 중 마지막 남은 주거지구다. 친환경적인 미래형 전원주거단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
인천에선 현대건설이 남동구 간석동에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을 선보인다. 지하 3층~지상 28층의 9개 동으로 총 746가구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59·84㎡ 485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인천시청역 일대는 인천시청, 인천교육청, 인천경찰청 등 인천 행정의 중심지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인근에 남인천우체국, 인천경찰청, 인천문화예술회관 등 공공기관과 가천대길병원 등 의료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일한 서울 혹은 수도권이라도 교통망이나 분양가, 입지 여건, 금융 혜택 등에 따라 분양 성적이 크게 나뉘고 있다”며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똑똑한 청약 전략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