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아니었어?…올해 친환경차 대세는 OOO車였다

내연차 규제 속에 뛰어난 연비 부각
전기차 충전소·충전시간 여전히 불만
정부 "하이브리드차 취득세 면제 2년 더"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차에 대한 규제와 전기차 충전소 부족에 대한 불만 속에 올해 친환경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선전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11월 하이브리드차는 국내에서 총 25만5312대(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되며 친환경차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전기차는 이보다 10만4000대가량 적은 15만1322대가 팔렸다.수출에서도 하이브리드차는 효자였다. 올해 친환경차는 전체 자동차 수출의 22.8%를 차지했는데 친환경차 49만8279대중 약 30만대가 하이브리드 차였다. 친환경차 전체에서 61%를 차지하면서 매출을 견인했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에 속하지만 전기차의 장점을 동시에 갖춘 모델이다. 전기차와 달리 별도 충전하지 않아도 주행 가능하며 저속에선 전기차처럼 모터만 구동돼 연비가 뛰어나다.

예컨대 기아 K5의 경우 내연기관 일반모델은 복합연비가 L당 13.6㎞ 수준인데 같은 모델 하이브리드차는 L당 20.1㎞로 늘어난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복합연비가 L당 21.1㎞에 달한다.올해 부품난과 원자재값 상승으로 차량 가격이 인상됐던 것도 차량 구매자들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로 관심을 돌리는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현재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하면 개별소비세 100만원과 취득세 40만원을 감면 받을 수 있다. 당초 하이브리드차의 개소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은 지난해 말 일몰 예정이었으나 업계와 소비자 반발로 2024년 말까지 연장됐다.

경제성이 장점이던 경유차가 각종 규제 속에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것도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차로 눈을 돌린 이유다.올해 1~11월 국내 경유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한 32만681대에 그쳤다. 경유차에 대한 인식이 예전만 못한 데다 최근에는 경유가 휘발유 보다 더 비싸지면서 유지 비용 강점도 사라졌다.

그동안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는 과도기에서 일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정부가 전동차 전환을 위해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충전소 부족,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등이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소비자들이 일시적으로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전국에 전기차 충전기가 10만대를 넘었지만 전기차가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충전 속도 역시 불편함을 느끼는 요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4kWh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완전 방전 상태에서 50kWh 급속 충전기로 충전할 경우 약 한 시간 걸린다. 완충까지는 약 1시간20분가량 필요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