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기술에 디스플레이 추가…내년 투자증가분 세액공제율 10%로 확대 [2023 경제정책방향]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디스플레이를 국가전략기술에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 반도체, 배터리, 백신으로 제한된 국가전략기술을 확대하는 것이다. 3~4% 수준인 국가전략기술 등 미래 먹거리 분야 추가 투자분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내년 투자분에 한해 10%로 높인다. 신흥·핵심기술이 경제 뿐 아니라 외교·안보까지 좌우하는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선 전 세계적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늦춰선 안된다는 취지다.

또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 확대를 위해 무역금융을 역대 최대 규모인 360조원으로 늘리고 건설·원전·방산 등 한국 기업이 선전 중인 글로벌 수주전 지원에 나선다.

○내년 시설투자에 50조 지원

정부는 21일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경제 활력 제고의 양대 축으로 기업 투자 확대와 수출 활성화를 꼽았다. 내년 경기 하강 속도가 가팔라질 것에 대비해 투자와 수출 늘리기에 나선 것이다.

먼저 정부는 디스플레이를 대기업 기준 연구개발(R&D)비용의 최대 40%, 시설투자 비용의 6%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국가전략기술’에 신규 지정하기로 했다. 공제율이 국가전략기술이 절반 수준인 신성장·원천기술에서 한 단계 높아졌다.

고효율보일러, 변압기 등 에너지 절약을 위한 핵심 기술은 신성장·원천기술 선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해 중국에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1위를 빼앗긴데 이어 O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폴더블 디스플레이등 첨단 기술 분야의 추격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 정부도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이와 함께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대폭 늘렸다. 현재 각각 3%, 4%인 일반·신성장원천기술과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내년 투자분에 한해 모두 10%로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수준인 50조원 규모의 시설투자 자금도 지원한다. 고용창출효과가 큰 시설투자를 최대한 이끌어내 미래 분야 선점과 고용 창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다.

○인프라·원전 수주전 범정부 지원

급격한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라 최근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을 되살리기 위한 ‘총력전’에도 나선다.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대비 5.8%의 성장세를 이어갔던 수출은 경기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에 따라 10월 -5.7%, 11월 -14%로 2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도 5월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며 수출 성장세가 구조적으로 꺾인 게 아니냐는 위기감도 고조된 상황이다.이에 정부는 내년 수출 반등을 이끌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먼저 무역금융 규모를 올해 351조원에서 360조원으로 늘린다. 외화유동성 공급량을 평년 대비 89억달러 늘리고, 최대 1.5%포인트의 금리 우대 지원, 공급망 위기기업에 대한 금리·한도 우대 지원 등 환변동과 고금리, 지정학적 불안 등 리스크를 줄여주는 정책 지원도 추진한다.

해외인프라·원전·방산 등 수주 산업에 대한 외교·금융 지원에도 나선다. 해외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법정 자본금 한도를 5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높여 민간사업자의 투자 지분 인수를 지원하고, 국내 금융 기관으로 한정돼있던 인프라 대출채권 매각 대상을 해외까지 확대해 수주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연간 해외 인프라 수주액을 500억 달러 이상으로 높여 세계 4대 건설강국에 진입하는게 목표다.

원전은 국가별 수요를 분석해 범정부 세일즈 외교를 강화하고, 올해 역대 최고치인 170억달러의 수출고를 올린 방산은 1200억원 규모의 방산기술 혁신펀드를 조성해 첨단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기로 했다.4조5000억원에 달하는 공적개발원조(ODA)의 전략적 활용도를 높여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 한국의 경제 성장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지식공유사업(KSP)과 유상차관(EDCF)을 연계시켜 스마트시티 개발, 상수도 현대화 등 국내 기업의 대형 인프라 사업 수주로 이어지게 한다는 전략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