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미래' 펴낸 윤송이 엔씨소프트 CSO "코딩과 윤리 함께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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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이 구현되어 일어날 수 있는 문제는 구현하는 그 당시에 고민해야 하는 것이고 나중에 혹은 전혀 별개의 문제로 다뤄질 수 없습니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빅테크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에게 AI 시대 윤리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자 '나는 엔지니어라 그것은 내가 고려할 일이 아니다'고 대답하는 것을 듣고 큰 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윤 CSO를 '천재소녀'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공학과를 나왔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컴퓨터 신경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른이 되기 전에 SK텔레콤에서 상무로 임명돼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2007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결혼하며 엔씨소프트에 합류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AI 연구는 그의 전공이자 지금까지의 삶을 관통하는 중요한 화두다. 미국 실리콘밸리로 거주지를 옮긴 그는 현지의 여러 인사들과 교류하며 AI에 관해 논의하는 장(AI 프레임워크)을 만들었다. 이 과정을 통해 석학들과의 대담한 내용을 정리한 책 '가장 인간적인 미래'를 최근 펴냈다.
윤 CSO는 이 책을 통해 '임베디드 에틱스(embedded ethiCS, 윤리에 기반한)' 교육을 강조한다. 임베디드 에틱스는 앨리슨 시먼스 하버드대 교수가 처음 내놓은 개념으로, 코딩과 같은 기술 관련 교육 과정에 처음부터 윤리 문제를 반영해서 두 문제를 함께 고민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작년부터 하버드대와 연계해 인간 중심 AI 개발을 위한 관련 커리큘럼 개발을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윤 CSO는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외면할 수 없다"며 "임베디드 에틱스의 목적은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를 가르치는 게 아니고 기술의 더 넓은 맥락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고객 외에도 다른 사람이나 환경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상치 못한 문제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최선의 답을 찾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기술이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한 만큼 이를 만들고 다루는 개인들이 더욱 소명의식을 가지고 지속가능성에 기반한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답도 없고 가이드라인을 사후적으로 만들어서 다룰 수 없기 때문에, 오랜 학습에서 균형감을 갖고 의사결정을 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가 편견과 혐오를 재생산하는 문제 등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 온 윤 CSO는 '인간 중심의 AI'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금까지는 모두가 '전체'를 고민하지 않고 선택을 해도 그 선택의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AI가 탑재된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각 개인의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모여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양한 사람들, 이해관계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조율해서 AI에 반영하는 과정이 대단히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것이 민주주의인데 민주주의에도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AI의 문제, 기술의 문제는 결국 사람의 문제이므로 해결이 어렵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더욱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AI 때문에 오히려 권력이 집중화되는 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인터넷 보급 당시 소외계층을 우려해 정부가 전 국민에게 인터넷 접근권을 주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은 것이 현재 디지털 강국인 대한민국을 만든 것처럼, AI 시대에도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리더십과 통찰력을 가진 리더를 찾아야 한다"고 윤 CSO는 답했다.
특히 국민들의 AI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고 AI 시대에 맞는 인재를 키우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엔씨소프트가 운영하는 NC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가 '창의교육' 관련 프로젝트에 큰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NC문화재단은 아이들이 집과 학교를 벗어나 다양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마음대로 구상하고 실현해 볼 수 있는 '프로젝토리'를 운영하는 등 창의성을 강조하는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엔씨소프트는 게임회사이자 기술기업이기 때문에 우리 기술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기를 바란다"며 "창의성 교육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방향을 제시하려 노력하는 것은 사회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빅테크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에게 AI 시대 윤리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자 '나는 엔지니어라 그것은 내가 고려할 일이 아니다'고 대답하는 것을 듣고 큰 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윤 CSO를 '천재소녀'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공학과를 나왔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컴퓨터 신경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른이 되기 전에 SK텔레콤에서 상무로 임명돼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2007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결혼하며 엔씨소프트에 합류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AI 연구는 그의 전공이자 지금까지의 삶을 관통하는 중요한 화두다. 미국 실리콘밸리로 거주지를 옮긴 그는 현지의 여러 인사들과 교류하며 AI에 관해 논의하는 장(AI 프레임워크)을 만들었다. 이 과정을 통해 석학들과의 대담한 내용을 정리한 책 '가장 인간적인 미래'를 최근 펴냈다.
윤 CSO는 이 책을 통해 '임베디드 에틱스(embedded ethiCS, 윤리에 기반한)' 교육을 강조한다. 임베디드 에틱스는 앨리슨 시먼스 하버드대 교수가 처음 내놓은 개념으로, 코딩과 같은 기술 관련 교육 과정에 처음부터 윤리 문제를 반영해서 두 문제를 함께 고민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작년부터 하버드대와 연계해 인간 중심 AI 개발을 위한 관련 커리큘럼 개발을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윤 CSO는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외면할 수 없다"며 "임베디드 에틱스의 목적은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를 가르치는 게 아니고 기술의 더 넓은 맥락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고객 외에도 다른 사람이나 환경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상치 못한 문제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최선의 답을 찾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기술이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한 만큼 이를 만들고 다루는 개인들이 더욱 소명의식을 가지고 지속가능성에 기반한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답도 없고 가이드라인을 사후적으로 만들어서 다룰 수 없기 때문에, 오랜 학습에서 균형감을 갖고 의사결정을 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가 편견과 혐오를 재생산하는 문제 등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 온 윤 CSO는 '인간 중심의 AI'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금까지는 모두가 '전체'를 고민하지 않고 선택을 해도 그 선택의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AI가 탑재된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각 개인의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모여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양한 사람들, 이해관계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조율해서 AI에 반영하는 과정이 대단히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것이 민주주의인데 민주주의에도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AI의 문제, 기술의 문제는 결국 사람의 문제이므로 해결이 어렵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더욱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AI 때문에 오히려 권력이 집중화되는 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인터넷 보급 당시 소외계층을 우려해 정부가 전 국민에게 인터넷 접근권을 주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은 것이 현재 디지털 강국인 대한민국을 만든 것처럼, AI 시대에도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리더십과 통찰력을 가진 리더를 찾아야 한다"고 윤 CSO는 답했다.
특히 국민들의 AI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고 AI 시대에 맞는 인재를 키우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엔씨소프트가 운영하는 NC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가 '창의교육' 관련 프로젝트에 큰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NC문화재단은 아이들이 집과 학교를 벗어나 다양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마음대로 구상하고 실현해 볼 수 있는 '프로젝토리'를 운영하는 등 창의성을 강조하는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엔씨소프트는 게임회사이자 기술기업이기 때문에 우리 기술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기를 바란다"며 "창의성 교육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방향을 제시하려 노력하는 것은 사회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