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는 프리미엄"…외식社, 이제는 해외서 이익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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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빌, 올 영업익 절반 해외서제과, 치킨 등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이 해외 사업에서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K푸드’가 박리다매식으로 파는 저가 음식이 아닌 프리미엄급으로 인식되면서 외형만 불어나는 수준을 넘어 달러를 벌어들이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J푸드빌은 해외 사업 호조에 따라 오랜 부진을 깨고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 선전
美·인니 등서 'K빵 인기' 뜨거워
BBQ·교촌·SPC, 잇단 흑자전환
"수년간 쌓아올린 노력의 결실"
◆내수산업 탈피하는 외식업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올해 약 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41억원의 8배에 육박하는 금액이다.영업이익 중 절반인 150억원가량은 해외에서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직영점이 벌어들인 이익에 본사가 받은 프랜차이즈 수수료를 반영한 수치다. 이런 관측대로 되면 해외에서 거둔 영업이익이 전체의 50%에 달한 외식 업체가 처음으로 탄생하게 된다.CJ푸드빌은 그간 정부의 출점규제 정책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며 카페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 매각, 한식뷔페 ‘계절밥상’ 매장 축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왔다. ‘빕스’ ‘더플레이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하고, 제과 프랜차이즈인 ‘뚜레쥬르’의 해외 진출을 확대했다.
그 결과 지난해 7년 만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외식업이 내수산업이라는 것은 이제 옛날얘기”라며 “내년부터는 영업이익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보다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인도네시아 등에서 돌풍
CJ푸드빌의 해외 사업을 이끄는 ‘트로이카’ 지역은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이다. CJ푸드빌 미국 법인은 2004년에 첫 번째 뚜레쥬르 매장을 선보인 후 14년 만인 2018년 해외 법인 중 최초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4년 연속 순이익이 증가세를 보였다.로스앤젤레스(LA),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주 등에서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82개 점을 운영 중이다. 2030년까지 미국 내 뚜레쥬르 매장을 1000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최근 들어 급성장하는 지역은 2억7500만 명 인구의 인도네시아다. 자카르타, 데포크 등 주요 도시 거점에 49개 매장을 낸 인도네시아 법인은 올해 흑자전환이 유력하다. 2011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지 11년 만의 성과다.
특히 이번달 개장한 인도네시아 첫 번째 로드숍 뚜레쥬르 ‘쏘렌토 정션점’은 쇼핑몰에 입점한 다른 매장의 세 배가량 많은 매출을 내며 ‘대박’을 쳤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진출 초기부터 ‘프리미엄 베이커리’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며 “대형 쇼핑몰 내에 매장을 내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로드숍 운영에 도전한 것은 그만큼 브랜드에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과·치킨 등 잇따라 흑자전환
해외 사업이 턴어라운드(흑자전환)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는 CJ푸드빌만이 아니다. 제너시스BBQ, 교촌F&B, 롯데GRS, SPC 등도 지역별, 매장별로 이익을 내기 시작했거나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치킨 프랜차이즈는 해외에서 국내 브랜드 인지도가 급상승하는 대표적인 분야다. 미국에서 15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인 BBQ는 2020년 흑자로 전환한 이후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BBQ 미국법인 매출(소비자 판매 기준)은 2019년 2800만달러(약 359억원)에서 2020년 3300만달러(약 424억원), 지난해 7300만달러(약 938억원)로 불어났다.14억 명 인구의 거대 시장을 보유한 중국은 아직 부침이 있다. 교촌F&B는 중국 교촌치킨 사업이 2020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PC도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성과를 거뒀다. 2005년 첫 해외 진출국으로 중국을 선택한 지 16년 만인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다만 올해는 중국 대도시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장기간 봉쇄가 이어지면서 흑자 기조가 유지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한국 외식 브랜드가 해외에서 저가 이미지로 인식되던 시절은 갔다”며 “그동안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쓰고 매장을 깔아온 노력이 서서히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수정/한경제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