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에 얼어붙은 광주 도심…출근길 중무장·자동차 헛바퀴

거세진 눈발에 시민들 종종걸음…24일까지 최고 30㎝ 적설량 예보
"길이 미끄러워서 생사를 오가는 기분이에요. "
광주와 일부 전남지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22일 오전 출근 시간 눈발이 거세게 날리기 시작했다.

도로 위 눈은 금세 쌓여 차선을 가렸고, 출근길에 나선 차량 운전자들도 느릿느릿 거북이 운행을 했다.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이면도로에서는 자동차들이 눈길에 빠져 헛바퀴를 돌기 일쑤였고, 지나가던 시민들은 우후죽순 모여 차를 밀어주며 힘을 보탰다. 인근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야외 주차를 한 시민들이 새벽같이 나와 빗자루로 차에 쌓인 눈을 치우며 출근길을 서둘렀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두꺼운 겉옷과 장갑으로 중무장했다.

갑자기 거세진 눈발에 우산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은 모자를 푹 눌러쓰며 종종걸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조심스럽게 육교를 올라가던 문모(25)씨는 "눈이 안 오는 것 같아서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 빙판길에 다시 눈이 쌓이니 더 미끄러워진 것 같다"며 "날씨도 너무 추워서 횡단보도 기다리는데 신호가 이렇게 길었나 싶더라"라고 말했다.

정해신(51) 씨도 "사흘 전에 폭설이랑 한파를 한번 경험했으니 나름 중무장을 하고 나왔다"면서도 "아침에는 차가 많이 막히지는 않았는데 저녁때쯤은 눈이 많이 쌓이고 얼어 막힐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빌딩들이 모여있는 곳에선 건물 관리자들이 눈삽과 빗자루를 들고나와 건물 앞에 쌓여 있는 눈을 치웠다. 그러나 하염없이 내리는 눈에 치워도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대설특보가 내려진 광주에선 이날 오전 9시 기준 3.6㎝의 눈이 내렸다.

광주를 비롯해 전남 나주·담양·곡성·구례·장성·화순·장흥·강진·해남·완도·영암·무안·함평·영광·목포·신안(흑산면 제외)·보성 등 전남 18개 시군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눈은 24일 오전까지 강약을 반복하며 10∼25㎝가량 내리고 많은 곳은 30㎝ 이상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시간당 3∼5㎝ 폭설이 쏟아지는 곳도 있겠다. 현재 적설량은 전남 장흥군 유치면 5.1㎝, 강진군 성전면 3.4㎝, 화순군 이양면 3.3㎝, 나주 3㎝, 영암·담양 2.9㎝ 등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