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처럼 과거로 간다면?…최태원 회장 선택은

사진=뉴스1
"제가 지나온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디 가서 주식을 뭘 사야 할지 잘 알겠지만…. 저는 아마 창업이라는 도전을 했을 것 같습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최근 인기를 끄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주인공처럼 30년 전으로 돌아가서 다시 태어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 회장은 21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저도 있던 걸 받은 형태가 되다 보니 여기서 갖고 있던 문제점이나 이런 게 내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었고, 있는 걸 어떻게든 더 잘 키워야 하는 얘기로 계속 왔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점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내가 해보려고 하는 것들이 잘 안 되는 것도 꽤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젊어지면 아예 '됐다, 그러고 나는 내 것 그냥 한다'는 식으로 갔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러다 홀랑 말아먹을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도전을 할 것 같다"며고 말하며 웃었다.

최 회장은 1998년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별세한 후 SK그룹을 이끌어 온 창업 2세대 경영인이다. 최 회장은 선대회장의 '뚝심 경영'을 이어받아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신산업 투자를 가속했다. 지난 5월에는 자산총액 292조원으로 자산규모 기준 재계 2위에 올랐다. 삼성, 현대차그룹에 이어 '만년 3위'에 머무른 지 16년 만의 일이다.특히 최 회장이 주변의 반대에도 추진한 대표적인 것이 2012년 SK하이닉스(구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다. 인수 당시에는 SK가 수익성이 불투명한 반도체에 무리하게 진출한다는 반대 목소리가 빗발쳤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인수 직후부터 매년 조 단위 연구개발비를 투입했고, 그 결과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는 16조원에서 지난해 말 95조원으로 6배 커졌다.

최 회장은 최근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해 "이미 거의 모든 나라는 누구하고는 헤어진다고 생각하는 '헤어질 결심'을 했다"면서 "이제는 시장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엑스포 유치위 공동위원장 겸 민간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최 회장은 2030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대해선 "6개월 동안 하드웨어 잘 지어놓고 손님 많이 받아 관광객 장사하고 그 다음에 하드웨어 철거하는 걸로 생각하면 대한민국 경제에 큰 의미가 없고 그걸 경제효과라고 치면 우습다"며 "(유치활동은) 우리가 선진화되고 모든 게 달라지는 척도가 돼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