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성탄절前 끝내자"…여야 한발씩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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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타결 '막전막후'여야가 22일 내년도 예산안에 극적으로 합의한 것은 더 이상의 협상 지연으로 민생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현실론이 작용했다.
이번 예산안 협상은 법정시한(12월 2일)을 20일이나 훌쩍 넘겨 타결됐다. 정치권에서는 제1야당이 과반 의석을 점한 초유의 ‘여소야대’ 국면을 예산안 협상 지연의 배경으로 꼽는다. 양당은 지난달 상임위원회 논의 단계에서부터 법인세와 지역화폐 등 주요 세제·예산 이슈 전반을 놓고 대립했다.막판 쟁점은 법인세와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등 윤석열 정부 들어 시행령으로 신설된 권력기관 예산 문제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예산안 합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와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지역화폐 이런 부분들이 마지막까지 정리가 안 됐었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외 대부분 쟁점에 대해선 지난주까지 양당 원내대표 회동 등을 통해 합의점을 찾았다. 지난 20일에는 법인세도 세율을 전 구간 1%포인트씩 낮추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권력기관 예산이 마지막까지 쟁점으로 남아 협상 타결을 선언하기 쉽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당초 김진표 국회의장이 (권력기관 예산을) 예비비에서 쓰는 방안으로 중재해 수용했지만 대통령실이 거부해 끝까지 쟁점으로 남았었다”고 설명했다.막판에는 대통령실의 수용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며칠 전부터 여의도 정가에서는 매일 오전 ‘여야, 예산안 잠정 합의’, 오후에는 ‘용산에서 수용 불가’라는 말이 나돌았다. 주 원내대표는 21일 이 같은 상황을 빗대 ‘강이 풀리면’이라는 제목의 가곡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어려운 여건에도 예산안이 합의 처리될 수 있었던 데에는 끝까지 중재에 나선 김 의장의 리더십이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의장은 예산안이 법정 처리시한을 넘긴 뒤 15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데드라인을 설정하며 여야 합의를 촉구했다. 15일에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내리고, 권력기관 예산을 예비비로 지출하는 중재안을 제시해 민주당의 수용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 의장은 여당이 중재안을 거부하자 “성탄절 직전인 23일에는 본회의를 열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