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베트남,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R&D센터 준공

삼성, 베트남을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
이재용 회장, 베트남 R&D센터 준공식 참석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연구원 2200명 상주
스마트기기·네트위크 기술·모바일 관련 연구 진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현재 글로벌 생산 거점의 역할을 하는 베트남을 종합 연구개발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한다. 동남아 최대 규모로 건설한 베트남 삼성 연구개발(R&D)센터가 핵심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3일 베트남 하노이시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2020년 3월 착공해 지난달 완공됐다. 공사에 참여한 건설 인력만 일평균 1300명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삼성 R&D센터가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에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라고 강조했다. 대지면적 1만1603㎡, 연면적 7만9511㎡로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로 건설됐다.

앞으로 2200여명의 연구원이 이곳에 상주하며 △스마트 기기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할 방침이다. 특히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술인 멀티미디어 정보 처리, 무선 통신보안 분야 등에 특화해 베트남 R&D센터의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23일 베트남 하노이시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사진 가운데)의 모습/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은 준공식에서 "베트남 삼성R&D센터는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베트남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은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이 회장은 2020년 베트남을 찾아 R&D센터 신축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그룹과 베트남의 협력은 역사가 깊다. 삼성은 1989년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설치하면서 처음 베트남에 진출했다. 1995년 호치민에 삼성전자 법인을 설립해 TV 생산과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는 호치민, 박닌, 타이응웬 등에서 △스마트폰·모바일 기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 중이다.

삼성은 베트남 내 외국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매년 두 차례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하고 있으며 베트남 청년들에게 소프트웨어·취업 교육을 제공하는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주요 대학들과의 산학 협력 프로그램인 '삼성 탤런트 프로그램'을 통해 정보기술(IT) 인재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디스플레이 법인(SDV)을 방문해 통신장비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사회공헌(CSR)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청소년들의 방과 후 교육을 돕는 삼성희망학교, 현지 기업 대상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훈련 등을 지원한다.

이날 열린 준공식에는 베트남 유력 인사들의 참석이 이어졌다. 푹 주석 외에도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응우옌 쑤언 탕 호치민정치아카데미 원장, 응우옌 찌 쭝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 휭 타잉 닷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 오영주 주베트남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도 함께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미국·영국·인도 등 삼성전자의 주요 글로벌 R&D센터 임직원들이 베트남 R&D센터 준공을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이 회장은 삼성 R&D센터 준공식을 전후해 하노이 인근 삼성 사업장도 찾았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사업 현황과 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