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거리에 7만원이요?" 깜짝…택시 싸게 타려면 [조아라의 IT's fun]

[조아라의 IT's fun] 7
사진=연합뉴스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평일 오후 10시경 회식을 마치고 귀가 택시를 호출하려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그의 집과 회사의 거리는 약 13km, 시간으로 따지면 차로 30분 정도 걸린다. 그러나 택시 호출앱에 뜬 예상 택시비는 평소(1만4000원 내외)보다 5배 정도 비싼 7만6000원에 달했다.

'일반호출'로 택시를 수차례 불렀지만 콜이 잡히지 않아 프리미엄 서비스를 살펴보던 중 매겨진 요금을 확인한 것이다. 고급차 등이 제공되는 조건으로 기본요금에 거리요금, 탄력요금제 등이 적용돼 일반 택시비보다 훨씬 비쌌다. A씨는 "새벽부터 일어나 일한 터라 피곤해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요금을 보니 엄두가 안 나 포기하고 지하철을 탔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택시비도 '껑충'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3년 만에 '거리두기' 없는 연말을 맞아 송년회가 열리고 있지만 이처럼 최근 인상된 택시 요금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특히 서울지역 택시 심야할증 요금까지 인상되면서 늦은 시간 송년회를 마치면 A씨처럼 확 뛴 요금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24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12~18일) 택시 호출앱 3종(카카오T·우티·타다)의 이용 건수는 총 613만592건을 기록했다. 직전 주(5~11일)보다 이용건수가 9.78%(558만4108건) 증가했다. 통상 연말은 택시업계가 '반짝 특수'를 누릴 수 있는 기간이지만 택시 호출앱 이용건수는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 맞는 연말이라 한동안 뜸했던 회식도 많아지고 각종 모임들로 늦은 시간 택시 이용이 많아졌을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택시 콜 수가 유의미하게 늘어나진 않았다"면서 "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 애도 기간 및 심야 할증 요금 인상 등으로 늦은 시간 이동이 줄고, 회식을 하더라도 1차만 하고 빨리 귀가하는 패턴이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겨울 퇴근길.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택시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이달부터 서울지역 심야시간 택시 할증률을 인상했다. 중형 택시의 경우 할증률은 기존 20%에서 20~40%로 상향 조정됐다. 심야할증 시작 시간도 자정에서 오후 10시로 두 시간 앞당겨졌다. 이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서울지역에서 오후 10시 넘어 택시를 타면 3800원이던 기본요금이 4600원으로, '피크타임'인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까지는 기본요금이 5300원으로 올랐다. 예를 들어 밤 10시 넘어 10㎞ 거리를 탈 때 지난달엔 1만3700원 내면 됐지만 이제는 1만7700원으로 30%가량 오른 것이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B씨는 "날씨가 추워 택시를 탈 때가 있는데 집까지 오면 3만원 가까이 나와 부담스럽다. 요즘엔 무조건 대중교통으로 밤 12시 전에 귀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택시 조금이라도 싸게 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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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회식이나 연말 모임이 끝나고 부득이하게 택시를 이용해야 할 상황이 생긴다. 그럴 때는 어떻게 택시를 타야 비용을 아낄 수 있을까. 택시 플랫폼과 차량 공유 업체들의 조언 등을 종합하면, 택시 호출앱 '경유지' 설정 기능을 이용할 경우 좀 더 저렴하게 귀가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택시 호출앱 카카오T의 경우 사전 예약시 최대 5곳의 '경유지' 설정이 가능하다. 가령 주중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오후 11시께 회식을 마치고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에 거주하는 직장동료 3인과 경유지를 설정해 택시를 잡으면 10만원 안팎 요금이 발생하는데 나눠내면 각자 택시를 잡아 혼자 탈 때보다 저렴하게 귀가할 수 있다. 새벽 1~2시께엔 요금이 8만~9만원대(현장 수요·공급에 따라 변동)로 낮아지기도 한다. 경유지를 설정하면 대형 택시(벤티·블랙)가 호출되기 때문에 여러명이 타도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다.또한 서울 외의 지역에 거주하면 택시를 호출 시 '△△시·군 택시만 호출'을 누르면 시외할증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방향이 맞지 않아 동료들과 함께 택시를 부르지 못할 땐 유사 경로로 귀가하는 승객과 택시를 같이 타고 요금을 최대 40%까지 할인받는 '반반택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택시비 부담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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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가 잡히지 않을 땐 카셰어링(차량공유) 서비스 '쏘카'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쏘카는 서울 3000개를 비롯해 전국 총 4700개 쏘카존을 운영 중이다. 앱을 이용해 차량을 대여하고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집 근처에 차량을 반납할 수 있다. 예컨대 주중 오후 10시께 광화문 에스타워 쏘카존에서 캐스퍼를 대여해 자정께 중계역 인근에 반납하면 총 요금은 약 3만3000원이 나온다. 할인된 대여료 8000원, 보험료 2500원, 주행료 및 편도 이용료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같은 방향 동료들과 함께 이용해 비용을 나눠내면 부담이 줄어든다.

음주를 하지 않았다면 쏘카에서 차량을 대여한 뒤 직접 운전해 귀가하는 방법도 있다. 만약 카카오T 앱에 대리기사로 직접 등록해 집 근처로 이동하는 승객 콜을 잡아 '기사님'으로 변신하면 비용 절약을 넘어 돈을 벌 수도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