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800만원 벌었는데…예약 0건" 이태원 사장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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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텅텅 빈 이태원“올해 성탄절은 코로나 시기보다 더 힘겹네요. 예약이 한건도 안 들어옵니다” (이태원 주점 사장 A씨)
홍대 클럽엔 100여명 웨이팅
○작년 성탄절 대비 방문객 10%
이태원 참사 이후 시민들 발걸음이 끊어지자 이태원 일대 상권은 연말 대목인 성탄절 특수조차 누리지 못한 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태원을 제외한 서울 도심은 성탄절을 즐기러 온 시민과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태원을 찾지 않은 시민들이 홍대와 명동, 강남 등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국 도심 곳곳에 병력을 배치하는 등 안전 관리에 나섰다.25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는 성탄절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썰렁했다. 대부분의 가게는 문을 닫았고 손님이 한명도 없는 케밥집에서 직원 홀로 TV를 보며 졸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태원역 인근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40)는 “작년 성탄절과 비교해 거리에 시민들이 10분의 1도 없다”며 “케이크 판매량은 70% 가까이 줄었고 주변 상권은 폭망 수준”이라고 푸념했다.인근에 위치한 테이블 15개 규모의 주점의 경우 성탄절 주말 예약이 단 한 건도 없었다. 사장 김모씨(52)는 “손님이 없어 평소 나오던 알바생도 출근을 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작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성탄절 매출은 800만원가량 됐었다”며 “지금은 손님이 한명도 없어 매출이 전혀 나지 않고 있다”고 한탄했다.
○홍대 클럽 100여명 대기줄
시민들은 성탄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서 발걸음을 돌려 명동과 홍대 등으로 향했다. 이날 오후 홍대입구역 주변은 수백여명이 모여 버스킹을 관람하는 등 인파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산타 복장을 한 직원이 거리로 나와 시민들을 붙잡고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도 눈에 보였다.홍대 클럽거리는 성탄절 이브인 24일부터 수많은 젊은이들로 붐볐다. 이날 오후 11시 홍대의 한 클럽 앞에선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클럽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클럽 입장을 기다리고 있던 박모씨(23)는 “작년에 이태원을 방문했지만 올해는 홍대로 왔다”며 “주변 친구들도 이태원보단 홍대로 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인근 술집은 대기줄 인원이 120여명에 달했다. 폭 4m, 길이 50m가량의 좁은 골목엔 인파 200여명이 몰려 일부 시민이 통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명동역과 명동성당 일대에도 성탄절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대학생 이모씨(24)는 “성탄절과 연말을 맞아 친구들과 저녁 모임을 하러 명동에 왔다”며 “1시간을 돌아다녔지만 모든 가게가 웨이팅이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쌀국수집을 운영하는 이모씨(52)는 “벌써부터 재고가 거의 소진됐다”며 “손이 부족해 가족들까지 일을 돕고 있고 지난 2년 대비 시민들이 더 많이 왔다”고 전했다. 경찰은 성탄절 주말 서울 명동·홍대·강남 등 전국 37곳에 50만여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인파 관리를 위해 경찰 656명과 기동대 8개 부대를 배치했다.장강호/원종환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