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낫네"…올 액티브 펀드 수익률 1위는 AI펀드

알파로보코리아인컴
수익률 -5.93% 기록
평균보다 19%P 높아

돌발 악재 터져도
AI가 기계적 매매
분위기에 안 휩쓸려
올해 액티브 주식형 펀드 수익률 1위를 인공지능(AI) 펀드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물가 상승 등 대형 악재가 쏟아진 상황에서 기계적 매매를 하는 AI가 인간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AI 펀드로 분류되는 에셋플러스알파로보코리아인컴펀드는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수익률이 -5.93%로 가장 높았다. 올해 평균 -24.78%를 기록한 액티브 주식형 펀드를 약 19%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퀀트(정량적 수치 지표)에 기반해 종목을 고르는 현대M멀티-헤지코스닥벤처펀드도 최상위권(-8.06%·5위)을 차지했다.작년 고수익을 올린 펀드들은 올해 두 자릿수 손실을 냈다. 작년 34% 수익률로 1위를 차지한 다올KTBVIP스타셀렉션은 올해 -32.5%를 기록했다. 작년 20%대 수익을 올린 IBK중소형주코리아와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도 올해 각각 -21.3%, -30.1%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급격한 금리 상승 등 돌발 악재가 잇달아 터진 올해 증시에서 펀드매니저들은 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매니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투매 분위기가 조성되거나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면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운용 과정에서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반면 AI는 기계적 매매를 통해 상대적으로 시황 변화에 덜 영향을 받으며 수익률을 방어했다는 분석이다. 수익률 1위 에셋플러스알파로보코리아인컴펀드는 재무 정보, 시세 흐름 등을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벨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수시로 교체한다.

편입 상위 종목은 현대글로비스(비중 6.96%), 삼성전자우(6.35%), 고려아연(5.71%), 한온시스템(5.15%), 에스에이엠티(4.53%)다. 업종별 투자 비중은 금융 9.6%, 유통 8.5%, 소프트웨어 7.7%, 운수창고 7.7% 등이다.

현대M멀티-헤지코스닥벤처는 코스닥 공모주와 벤처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자체 개발한 ‘벤처 최적화 모델’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코스닥150지수 선물 매도 전략도 병행해 일반 주식형 펀드 대비 변동성을 줄이려고 한다. 편입 상위 종목은 레인보우로보틱스(11.57%), 셀리버리(9.65%), 롯데렌탈(2.92%) 등이다.일반 주식형펀드 중에는 매니저가 ‘보텀업’ 방식으로 좋은 종목을 고른 중소형주 펀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냈다. 2~4위를 기록한 현대강소기업(-6.65%), HDC알짜배당(-7.4%), 트러스톤ESG레벨업(-7.97%) 등이다. 다만 이들 펀드도 AI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AI 펀드가 주목받으면서 자산운용사들은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6년 국내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공모펀드를 출시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관련 상품을 3개까지 늘렸다. IBK자산운용은 지능형 알고리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IBK콴텍디지털포트EMP펀드를 출시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