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모로우'가 따로없다…美, 영하 50도 최악의 폭설

북극發 허리케인으로 '눈폭탄'
180만 가구 정전·22명 사망
미국 전역이 강풍을 동반한 폭설과 한파로 최악의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냈다.

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을 강타한 북극발(發) 눈폭풍으로 31만 500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이상 한파로 전력 사용이 급증하고 강력한 폭풍에 송전선이 훼손되면서다.오전 한때 18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노스캐롤라이나, 메인 등 북동부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눈길 차량 추돌 사고 등으로 최소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른바 ‘폭탄 사이클론’(차가운 북극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이 휩쓸면서 미 전역이 얼어붙었다. 24일 미국에서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한 곳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21도)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북부 체감 온도는 영하 50도에 달했다.

워싱턴DC는 1989년 이후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았다.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에선 70㎝ 이상의 눈이 쌓이고 시속 95㎞가 넘는 강풍이 휘몰아쳤다.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나려던 미국인들은 공항에 발이 묶였다. 항공정보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미 항공기 2700편 이상이 결항했고, 6400여 편은 운항이 지연됐다. 버펄로 나이아가라국제공항은 26일 오전까지 폐쇄됐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