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못 뽑기' 걸림돌은

(1) 야당 반대에 입법 어렵고
(2) 집값 자극·가계부채 우려
(3) 정책 오락가락 비판 부담
정부가 지난 정부의 ‘부동산 대못’을 뽑겠다고 했지만 변수가 많다.

우선 야당 반대가 만만치 않다. 윤석열 정부는 아파트 임대사업자 등록제도 부활과 다주택자 취득세·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전 정부 뒤집기에 주력한 무책임한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법 개정이 필요한데,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 다수당이 반대하면 정책 추진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야당은 특히 임대사업자 등록제도 부활 등 일부 정책에는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이다.정부의 부동산 세금·규제 완화가 집값 불안을 자극하고 가계부채를 늘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부동산 연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자칫하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공급이 많거나 가계대출 비중이 크고 다중채무자가 집중된 지역은 수요 진작에 한계를 보이는 데 비해 알짜 지역에서는 급매물 거래가 활성화하는, 주택 수요 양극화 현상이 촉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중에 정권이 교체되면 또 정책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시장 불신도 남아 있다.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 뒤바뀐 정책 때문에 시장의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세입자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사업자 혜택을 확대했지만, 2020년엔 이 제도가 다주택자 투기를 부추긴다며 제도 자체를 대폭 축소했다.윤석열 정부가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의 임대사업자 등록제도 부활 방침을 밝혔지만 시장에선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은 “아파트 임대사업자 등록제도는 지속성 여부가 확인돼야 등록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