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폭설에 갇힌 한국인 관광객들…K푸드 팬 덕에 한파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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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폭설에 갇힌 韓관광객 9명…집 내어준 미국인 부부
냉장고에 K푸드 재료 가득…NYT "겨울 폭풍 속 특별한 주말"

겨울 폭풍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미국 뉴욕주에서 눈 속에 갇힌 한국 관광객들이 친절한 미국인 부부 덕분에 서로 잊을 수 없는 성탄 주말을 보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의 인연을 맺어준 것은 K푸드였다.여자 6명과 남자 3명인 한국 관광객들은 지난 23일 이들이 승합차를 타고 워싱턴에서 출발해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하던 중 뉴욕주 윌리엄즈빌에서 차가 눈 쌓인 도로에서 도랑에 빠졌다. 뉴욕주에서는 이번 겨울 폭풍으로 버펄로에 최대 110㎝ 눈이 내렸고, 버펄로가 포함된 이리 카운티에서는 지금까지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친절한 캠파냐 씨 부부는 침실이 3개인 집을 갑자기 들이닥친 9명의 한국인 손님들에게 내어줬다. 이들 중에는 최 씨 부부 외에 인디애나에서 대학에 다니는 딸과 그의 부모, 서울에서 온 대학생 친구 2명 등이 포함돼 있었다.
한식 전문 요리사는 손님 중에 있었다. 인디애나 대학생의 어머니가 제육볶음, 닭볶음탕 등 한국음식을 척척 내놓으며 손맛을 뽐냈다. 이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국 프로풋볼팀 버펄로 빌스가 시카고 베어스를 꺾는 모습을 함께 보며 푸짐한 한식을 즐겼다.최씨는 캠파냐 씨 집 문을 두드린 것이 "운명 같다"며 "캠파냐 씨 부부는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친절하다"고 말했다. 캠파냐 씨는 예상치 못한 손님들의 방문에 대해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고 독특한 축복이었다.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에 가보고 싶어졌다"고 했다.
25일 눈이 잦아들고 도로 제설작업이 이뤄져 한국 관광객들은 이들을 태우러 온 차량으로 뉴욕시로 떠났다. 타임스 스퀘어에서 새해맞이를 하기로 한 최 씨 부부를 제외한 나머지 관광객들은 이번 주 귀국할 예정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