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아바타'도 못 구한 美박스오피스…코로나 이전 회복 못해

"팬데믹에 제작 적체…넷플릭스·디플 등 OTT 통한 시청 늘어"
올해 북미에서 쟁쟁한 영화들이 개봉했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흥행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서치 회사 컴스코어가 북미 2천개관 이상에서 수주간 상영된 영화들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집계한 결과, 올해 크리스마스까지 총 72억3천만 달러(약 9조2천억 원)로 나타났다.

올 한해 전체로는 73억5천만 달러(약 9조4천억원)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미니언즈2', '토르: 러브 앤 썬더', '아바타:물의 길'(아바타2), '더 배트맨', '탑건:매버릭' 등 작품이 올해 개봉해 관객들을 모았다. 이는 상당수 영화관이 문을 닫았던 지난해보다는 70% 가까이 증가한 것이지만, 코로나19 이전 110억 달러(약 14조200억 원)를 벌어들였던 2019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3분의 2 수준이다.

작품 수도 코로나19 이전에 미치지 못했다.

2019년 북미에서 2천개관 이상 상영된 영화는 총 110편이었으나 올해는 71편이었다.
WSJ은 영화 시장이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 원인으로 코로나19 이후 영화 제작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점을 꼽았다.

팬데믹 기간 영화 촬영 스케줄이 틀어진 데다가 시각 효과 등 작품에 꼭 필요한 요소를 담당하는 업체에는 올해부터 과도한 업무가 몰렸다.

'탑건:매버릭' 배급사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브라이언 로빈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아직도 코로나19의 안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시각 효과나 애니메이션 제작을 맡는 회사가 인력을 충분히 재고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업무가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극장가 흥행을 가로막는 또 다른 요소로는 팬데믹 동안 크게 성장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가 꼽힌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계열사 픽사, 훌루를 포함한 일부 제작사는 '메이의 새빨간 비밀', '프레이' 등 영화관에서 개봉했다면 큰 수익을 올렸을 수 있는 작품을 OTT를 통해 공개했다.

'그레이 맨',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등 여러 기대작도 넷플릭스에서 공개됐으며 극장에서는 최소한으로만 상영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