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공포의 中 '춘제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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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여 년 전 요순(堯舜)시대에 하늘에 제사를 지낸 데서 비롯됐다는 춘제는 중국 최대 명절이다. 당송 팔대가의 한 사람인 북송 시인 왕안석은 ‘폭죽 소리 속에 한 해가 저물고(爆竹聲中一歲除) 따뜻한 봄기운 도소주에 들어왔네(春風送暖入屠蘇)’라고 춘제 풍경을 묘사했다. 춘제에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족과 친척들이 함께 모여 새해 인사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풍요와 무병장수를 기원한다.춘제를 전후해 짧은 기간에 억 단위의 대규모 인원이 이동하는 중국만의 현상을 상징하는 것이 춘윈(春運), 설 연휴 특별수송이다. 내년 공식 춘제 연휴는 음력 섣달그믐날(양력 1월 21일)부터 1주일이지만 춘윈은 1월 7일부터 2월 15일까지 총 40일이다. 1월 첫째 주말부터 대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춘윈 이동 연인원이 30억 명에 달했고, 내년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의 80%에 달할 것으로 중국 여행 플랫폼 등은 전망하고 있다.
즐거워야 할 춘제 대이동이 내년 설에는 공포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지난 2년간 엄격한 이동 제한 때문에 고향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대거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후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고령 인구가 많고 기저질환 보유 비율이 높은 농촌 지역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사망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중국은 이 위기를 감당할 수 있을까.
서화동 논설위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