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관들 "외국인 코스피 떠난 요인, 시장 구조 문제"

외국인 올해 코스피 4조원 순매도…3년간 55조원 순매도
올해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를 4조원 넘게 순매도한 가운데 해외 기관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한국증시를 떠나는 이유 중 하나로 한국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꼽았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전 세계 160개 글로벌 투자자와 금융기관을 회원사로 둔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는 지난달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백서를 내고 이처럼 주장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020년 24조5천652억원, 작년 25조6천11억원, 올해 4조1천266억원을 순매도했다.

ASIFMA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코스피 성장에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2020년 3월부터 코스피 순매도를 이어오고 있다"며 "58조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ASIFMA 회원사들은 펀더멘털(기초여건)을 차치하고 이러한 추세를 이끄는 원인 중 하나가 많은 시장 구조적인 이슈들에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협회는 장기화한 공매도 금지 조치, 글로벌 투자자들의 약한 정보 접근성, 시장조성 등 거래활동 제한, 원화 접근성 제한 등을 시장 구조적인 이슈로 꼽았다.

그러면서 현재 부분적인 공매도 재개 정책 때문에 시장 중립적인 롱-쇼트(서로 다른 종목에 대해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취해 위험회피를 하는 것) 전략을 사용하는 펀드 매니저들은 공매도 금지조치가 전면 해제되기까지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규제 불확실성 때문에 많은 기관 투자자가 시장 조성 활동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유동성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9월 시장조성자로 활동하는 증권사 9곳이 호가 정정을 통해 시세에 영향을 줬다며 48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통보했으나,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올해 7월 이에 대해 위법으로 볼 수 없으며 과징금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심의·의결했다.

이후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한국거래소에 국내 증시 시장조성자 활동 불참 의사를 밝혔다.

협회는 ▲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과 정보 소통 ▲ 개별 종목 실시간 거래 공개 제한 ▲ 국내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 ▲ 공매도 규제 전면 폐지 등을 개선점으로 꼽았다. ASIFMA는 "명확하고 개방적인 정책 협의, 의사소통을 영어와 한국어로 둘 다 진행할 것을 추천한다"며 "또 오해를 피하고 일반 투자자들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개별 종목에 대한 매매 동향을 현행처럼 실시간 공개하지 않고 일 1회나 주 1회 공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투자자들이 현지 시장에서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원화 거래 시간을 연장하고, 시장 유동성 확대를 위해 공매도를 전면 재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SIFMA는 "한국 자본시장이 경제적으로 견조한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진화하고 글로벌 표준에 부합해야 한다"며 "그것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