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로코로나 폐지에…코스피 상승 출발 전망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27일 국내 증시는 소폭 상승 출발할 전망이다. 전날 미국 증시가 크리스마스 대체 휴일로 휴장한 가운데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가 미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인 점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다음달 8일부터 입국자 격리의무를 해제한다고 발표한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 소폭 상승 출발할 듯

중국 정부가 그동안 펼쳐온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종료한다고 발표한 것이 27일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의 중국 수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글로벌 카드사인 마스터카드가 11월 이후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 소매 판매가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고 발표한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마스터카드는 영국의 박싱데이 소비자 수도 전년 대비 50%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최근 증시가 경기 침체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해당 지표가 이같은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이 대주주 요건 회피를 위해 매도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개인은 증시 폐장일(29일) 2영업일 전까지 보유주식 시가평가액을 10억원으로 낮추거나 지분율을 코스피 상장사는 1%, 코스닥은 2% 미만으로 낮춰야만 대주주에 해당되지 않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소비 증가는 중국의 위드 코로나 이슈와 함께 높은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는 하지만 현재 시장은 경기 침체 이슈에 더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며 "이를 감안 한국 증시는 소폭 상승 출발 후 배당을 위한 기관 투자자 중심의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어 견조한 모습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는 소폭 상승 출발이 예상되나 장중 수급에 의해 오르락 내리락 하는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며 "종가 부근에는 배당매수와 세금회피 마지막 매물들이 충돌할 수 있어 변동성 확대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내일부터는 세금, 배당 이슈가 소멸되는 만큼 정상적인 시장 흐름이 전개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일은 내년도 배당금을 받기 위한 마지막 거래일"이라며 "음식료 등 전통적인 고배당주를 중심으로 한 단기 배당투자 전략 성격의 매수세가 국내 증시의 하단을 지지해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中 제로코로나 사실상 폐기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국무원 합동방역기구 등 방역 당국은 내달 8일자로 코로나19에 적용해온 최고강도의 '갑(甲)'류 감염병 방역 조치를 해제한다고 전날 발표했다.현재 중국 정부 규정상 해외발 입국자는 5일 시설격리에 3일 자가격리 등 8일간 격리를 하게 돼 있다. 내년 1월 8일부터 해외발 중국 입국자는 지정된 호텔 등 별도의 격리시설을 거치지 않고, 일정기간 재택 격리 또는 건강 모니터링만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중국에 입국하려는 사람에 대한 방역 관련 요구 사항도 간소화했다. 출발 48시간 전에 실시한 PCR검사 음성 결과가 있으면 입국이 가능하며, 출발지 소재 중국대사관 또는 영사관에 건강 코드를 신청할 필요가 없어졌다.

또 해외발 입국자 전원에 대한 입국후 PCR검사도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입국후 공항에서 실시하는 건강 신고와 일반적 검역 절차에서 이상이 없으면 곧바로 중국 사회에 발을 들일 수 있다고 중국 당국은 밝혔다.아울러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해 '갑'류 관리를 해제하는 동시에 '을(乙)'류 관리 시스템을 적용키로 했다. 중국은 2020년 1월 코로나19를 감염병예방법 규정상의 을류 감염병으로 규정하면서도 방역 조치는 갑류에 맞춰왔는데, 내달 8일부터는 감염병 등급 규정 및 관리 수준 모두 을류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달 8일부터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해 격리 조치를 시행하지 않으며, 밀접 접촉자 판정도 하지 않는다. 또한 감염 고위험 또는 저위험 지역 지정을 하지 않으며, 입국자 및 화물에 대해 '감염병 검역 관리 조치'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


■기대 인플레 꺾였나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대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1월(4.2%)보다 0.4%포인트 낮은 3.8%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후 4%대에서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가, 이달 들어 3%대로 떨어졌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대로 내린 것은 지난 6월(3.9%) 이후 처음이며, 지난 5월(3.3%) 이후 가장 낮았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생활 물가와 관계된 농축산물, 석유류 가격이 안정됐고 소비자물가지수(CPI), 환율이 하락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12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33으로 11월보다 18포인트 떨어졌다.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돈다.

황 팀장은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시장금리도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늘어남에 따라 금리수준전망지수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수 자체는 워낙 높았기 때문에 여전히 100을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신용등급 줄하향 우려

내년 경기침체 전망 속에 기업들의 신용등급 줄하향 우려가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건설업종 뿐 아니라 철강·유통·게임 등 전방위적으로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2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포스코(AA+)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전망은 1∼2년 장기간에 걸쳐 신용등급 변경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등급전망을 낮춘 핵심 배경으로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철강 수요 위축을 꼽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향후 글로벌 경기둔화로 철강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회사의 사업실적은 지난해보다 저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하이마트(AA-)의 장기신용등급 전망도 이달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간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추세 등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매력 감소로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단기간 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주요 근거로 들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인테리어 자재·자동차 원단 등을 취급하는 LX하우시스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낮췄다. 이 회사는 주택시장 경기와 연동되는 건자재 부문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데 "최근 고금리 기조와 경기 하강으로 착공면적 및 주택매매 거래량이 감소해 당분간 건자재 제품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게임기업인 넷마블에 대해서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게임업계 전반에 만연한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들었다.


■증시 부진에도 ETF 시장은 성장세

올해 국내 도입 20주년을 맞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79조509억원으로 지난해 말(73조9675억원)보다 6.9% 증가했다. 1일에는 순자산총액이 82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16.9% 감소하고, 글로벌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이 7.7%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상장 종목은 666개로 작년 말(533개) 대비 133개 증가했다.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액티브형 ETF와 금리형 ETF로 자금이 모여들면서 성장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자금 유입이 가장 많았던 ETF는 금리 인상의 수혜를 볼 수 있는 ‘TIGER CD금리투자KIS’였다. 올해 3조619억원이 유입됐다. 이어 ‘KODEX KOFR금리액티브’에 2조8021억원, ‘KODEX 레버리지’에 1조3632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올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국내 주식형 테마 ETF는 ‘TIGER KEDI혁신기업ESG30’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기술, 플랫폼,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네 가지 테마에 동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