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그랜저보다 많이 팔렸다…1위 노리는 '의외의 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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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11월 내수 판매 1위 車는 포터현대자동차의 화물차 포터 인기가 심상찮다. 흔히 베스트셀링카는 승용차 모델 가운데 떠올리기 쉬운데 상용차 포터는 '숨은 강자'로 꼽힌다.
택배·배달 늘고 캠핑 수요 증가 등도 원인
대체재 마땅히 없는 데다 '세컨드카' 각광도
27일 업계에 따르면 상용차와 승용차를 합친 완성차 내수 시장에서 1t 트럭 포터는 2년 연속 1위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포터는 올 1~11월 누적 판매량 8만2169대를 기록 중이다. 기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6만1509대)나 현대차 세단 그랜저(5만8113대)를 2만대 이상 앞서있다.소형 트럭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포터가 주목받고 있다. 경기 악화로 생계형 배달이나 택배 등이 증가해 포터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캠핑 등 짐을 많이 실어야 하는 여가 생활을 누리기 위한 '세컨드카'로도 각광 받는 분위기다.
포터뿐 아니라 기아 봉고 또한 지난달까지 올해 누적 6만723대가 판매돼 완성차 내수 시장에서 상용차와 승용차를 통틀어 그랜저를 제치고 3위를 기록 중이다.
포터나 봉고는 경차와 더불어 불황일 때 잘 팔리는 차로 알려져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포터나 봉고 판매량이 증감하는 현상을 '포터 지수'라고도 부를 정도다.봉고 정도를 제외하면 국내 소형 트럭 시장에서 포터를 대체할 수 있는 경쟁 모델이 없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한 때 연 1만대 이상 팔리면서 서민들 생계를 책임졌던 경형 트럭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돼 물류 부문에서 포터로의 쏠림 현상이 더 심해졌다.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소형 전기 트럭도 인기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포터2 일렉트릭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만9955대가 팔렸다. 봉고3 EV 판매량 역시 1만5200대로 같은 기간 52% 늘었다.
튼튼하고 실용적인 포터의 장점을 고려해 캠핑이나 전원생활 유지에 사용하는 '세컨드카'로 주목하기도 한다. 실제 지난해 자동차 튜닝 건수는 24만2950건으로 전년(2020년) 대비 13.8%가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화물차가 43%를 차지했다. 화물차가 캠핑 등의 용도로 쓰인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최근 모델 한혜진씨가 전원생활에서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는 세컨드카로 중고 포터를 구매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포터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는 한 수요자는 "전기차라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세제 혜택도 있어 세컨드카로 승용차보다 유지비가 저렴하다"며 "나중에 캠핑카로도 개조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