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中 '위드 코로나' 한국 영향은…"변이·감기약 촉각"(종합)

입국 격리 폐지에 국내 中입국자도 늘어날 듯…신종 변이 출현 우려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과 함께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유행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중국발 새로운 변이 출현 가능성과 감기약 수급 영향 등을 주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27일 중국 코로나 상황과 관련해 현지 확산세 모니터링과 국내 유입 변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중국 정부는 내달 8일부터 해외발 입국자 시설 격리를 폐지하고, 입국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없앤다고 밝혔다. 현재는 해외발 입국자는 5일 시설격리에 3일 자가격리 등 8일간 격리를 하게 돼 있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온 중국이 지난 7일 상시적 전수 PCR 검사를 폐지하는 등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이후 현지에선 확진자와 중증 환자, 사망자가 폭증하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 등은 지난 22일 인터넷에 유출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의 회의 문건을 인용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2억4천800만 명이 감염됐으며, 이는 중국 전체 인구의 17.56%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내달 입국 격리까지 없어지면, 중국인들의 해외 왕래도 쉬워져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의 대규모 유행이 1∼2월에서 3∼4월까지 이어질 텐데 감염된 상태로 오는 사람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 방역당국은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중국을 '표적 검역' 국가로 추가하고, 입국 시 검역을 강화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입국자 중 유증상자를 선별하는 발열 기준이 37.5도인데, 표적 검역 대상으로 지정된 나라에서 온 입국자는 발열 기준이 37.3도다.

중국 상황이 더 악화하면 방역강화국가 지정 등 추가 조치가 등장할 수도 있지만, 아직 신종 변이 출현 등이 현실화하지 않은 상태라 당국도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로 알려졌다.
중국에선 일단 지금까지는 오미크론 하위 변위인 BF.7 등이 주로 검출되고 새 변이 발생은 없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의 유행 규모가 커질수록 신종 변이가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엄 교수는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이 감염되면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오미크론 하위 변이 정도면 지금의 백신이나 치료 전략으로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완전히 새로운 변이가 나오면 어떤 양상이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 국민 상당수가 감염력이 있어 중국 감염자 유입이 우리 유행 상황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새로운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은 있기 때문에 변이 감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변이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투명하게 공유할지도 관건이다.

이미 중국이 자국 내 민간기업과 연구기관에 코로나19 유전체 분석을 당분간 하지 말라고 통보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한편 중국에서 해열진통제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국내 감기약 수급에 미칠 영향에도 당국 등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산 해열진통제 원료를 수입하는 데 차질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일부에선 중국 반출용 감기약 사재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약사단체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감기약 수급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는 전날 전국 16개 시·도 지부에 '약국에서 감기약 등 호흡기 질환 치료제를 판매할 경우 증상에 따라 적정량만 판매될 수 있도록 지부 소속 회원에게 적극적으로 안내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