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선정된 김수연…"그림처럼 눈에 보이는 연주 들려드릴게요"

내년 5회 공연 직접 기획
“소리는 청각에 의한 것이기에 직접 보거나 읽을 수 없죠. 그러나 연주를 들었을 때 누군가는 석양을, 누군가는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을 머릿속에 떠올리잖아요. 그를 두고 ‘눈에 선하다’고 표현하죠. 직관적이면서도 명확한 전달력으로 청중에게 눈앞에 보이는 듯한 연주를 들려주고 싶어 미술적 요소를 접목했어요.”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금호아트홀 연세. 환한 미소를 지으며 등장한 피아니스트 김수연(28·사진)은 의자에 앉은 뒤 숨을 고르더니 건반 위에 손을 올렸다. 가벼운 터치로 생동감 넘치는 선율의 매력을 살린 김수연은 극적인 순간에 힘 있는 타건을 구사하며 쇼팽의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가 지닌 응축된 에너지를 마음껏 표현했다.지난해 5월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수연이 그림의 요소를 음악에 접목하는 공연으로 청중과 만난다. 2023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에 선정된 데 따른 무대에서다. 2013년 금호문화재단이 국내 공연장 가운데 처음 도입한 상주음악가 제도는 뛰어난 실력의 연주자에게 1년간 4~5회 음악회를 직접 기획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피아니스트 김다솔 선우예권 박종해,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이지윤 양인모 김동현, 첼리스트 문태국,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이 거쳐갔다.

김수연은 ‘화음(音): 그림과 음악’을 주제로 총 다섯 번의 공연을 선보인다. 모차르트 헌정 무대를 제외한 모든 공연의 제목도 그림 요소로 채워진다. 다음달 5일 신년음악회 ‘스케치’를 시작으로 ‘블렌딩’(4월 27일), ‘명암’(8월 31일), ‘필리아: 모차르트’(9월 7일), ‘콜라주 파티’(12월 7일) 무대가 이어진다. 피아노 리사이틀뿐만 아니라 테너 김세일과의 가곡 리사이틀, 다넬 콰르텟과의 피아노 5중주 공연으로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담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