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프링웍스, FDA에 데스모이드종양 신약 허가 신청

세계 첫 치료제 도전
메드팩토, 글로벌 1b·2a상 중
2017년 화이자에서 분사한 미국 스프링웍스테라퓨틱스가 세계 첫 데스모이드종양 치료제의 상용화에 도전한다. 데스모이드종양은 메드팩토가 '백토서팁'으로 최근 효과를 확인한 질환이기도 하다.

스프링웍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니로가세스타트'의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니로가세스타트는 종양 세포의 감마-세크레타아제(GSI)를 억제하는 기전의 먹는(경구용) 치료제다. GSI는 새로운 단백질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다. GSI를 억제해 암세포 분열을 촉진하는 세포막 단백질의 분비를 막는다는 전략이다. 니로가세스타트는 앞서 FDA로부터 데스모이드종양 또는 심부 섬유종증 치료를 위한 신속심사(패스트트랙) 및 혁신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또 FDA와 유럽위원회(EC)로부터는 각각 데스모이드종양 및 연조직 육종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회사는 이번 NDA와 함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제출했다. 이중 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 시험이다. 142명의 환자에게 니로가세스타트 150mg 또는 위약을 1일 2회씩 투여했다. 1차 유효성 평가지표는 무진행생존율(PFS)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발생률이었다. 최종 결과에서 약물 투여군의 PFS가 위약군 대비 71% 개선되며 니로가세스타트는 0.001 이하의 p값으로 1차 지표를 충족했다. 통상 p값이 0.05 미만이면 성공한 임상으로 평가한다.

데스모이드종양은 주로 복막(복부 내장을 둘러싸고 있는 막) 등에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희귀 종양이다. 치료 후 재발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공격성 섬유종증이라고도 불린다. 20~44세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발병하며 여성의 유병률이 남성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승인받은 데스모이드종양 치료제는 없다. 중증 환자에게 백혈병 또는 위장관 종양 치료제인 '이매티닙'이 처방되는데, 반응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약물 처방 외에는 외과적 절제술로 치료되지만 이 또한 재발률이 높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는 메드팩토가 백토서팁의 적응증을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방광암에 이어 데스모이드종양로 넓혀 개발하고 있다. 2017년 승인받아 현재 미국 임상 1b·2a상 중이다. 백토서팁은 전환성장인자 베타(TGF-β) 억제 항암제다. TGF-β는 상처를 아물게 하고 세포의 복원을 돕지만 암 발생 시 암덩어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백토서팁의 데스모이드종양 치료제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Cancers'에 게재됐다. 연구는 김효송 세브란스병원 교수팀과 메드팩토가 수행했다. 환자의 종양 검체(샘플) 분석 결과 데스모이드종양에서 다른 육종 대비 TGF-β의 신호 전달이 높게 활성화됐다. 데스모이드종양에서 TGF-β가 많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백토서팁이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다. 또 이매티닙과 백토서팁 병용 투여 시 이매티닙 단독 투여 대비 데스모이드종양의 세포생존율이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백토서팁 병용 투여 11개월 후 데스모이드종양 환자의 종양 크기가 현저히 줄었다고 했다. 백토서팁은 니로가세스타트와 마찬가지로 경구제로 개발되고 있다.

다만 국내 임상은 철회했다. 메드팩토는 올 5월 데스모이드종양에 대한 백토서팁 및 이매티닙 병용요법 국내 2상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국내 시장이 크지 않다는 이유다. 회사 측은 "조기 상용화가 가능한 암종의 임상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