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바이오·2차전지 외국인 인력 늘린다…법무부, 비자 확대

외국인 전문인력 비자 제도 개선
사진=뉴스1
법무부가 첨단산업 분야 경쟁력 강화와 산업계 인력난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외국인 전문인력 비자를 개선한다고 28일 밝혔다.

법무부는 우선 첨단산업 분야 취업자 및 고소득자를 위한 ‘네거티브 방식 비자’(E-7-S)를 신설한다. 그간 외국인 전문인력 비자는 93개 직종에 한해 비자 발급을 허용했다. 그러나 새로 생겨나는 산업과 직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다.법무부는 일정 점수 요건을 충족한 첨단산업(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등) 종사 예정자와 고소득자(전년도 1인당 국민총소득 3배 이상)는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 비자 발급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제도 취지를 남용해 저임금 외국인을 편법 활용하지는 못하도록 비자 발급 요건 중 임금 기준을 전년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 이상으로 강화했다.

아울러 숙련기능인력 비자(E-7-4) 연간 발급 인원을 올해 2000명에서 내년 5000명으로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노무 분야에서 5년 이상 일한 외국인 근로자의 한국어능력, 소득, 경력 등을 점수로 평가해 선별적으로 장기 취업을 허용하는 제도다.

연간 비자 발급 인원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그동안 산업계에선 “기술력을 갖춘 기능인력에 대한 비자 발급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제기돼 왔다. 법무부는 연간 발급 인원을 확대하되, 선발과정에서 불법 체류 전력이 있는 외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은 제한하기로 했다.법무부는 전문인력 비자(E-7) 발급의 임금 기준도 완화하기로 했다. 이 비자 발급 요건 중 외국인 임금 기준은 1인당 GNI의 80% 이상이었다. 중소기업의 평균임금보다 높아 외국인 고용시 내국인에 비해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법무부는 중소·벤처·비수도권 중견기업 고용 외국인의 비자 발급을 위한 임금 기준을 ‘1인당 GNI의 70%(2021년 기준 연 2800만 원 수준)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해외에 진출했다가 국내에 복귀하는 기업이 현지에서 고용한 외국인을 국내에서 재고용하기 위한 비자 요건도 완화했다. 호텔별 고용 외국인의 비자 발급 허용 인원은 최대 2명에서 5명으로 확대한다. 기존에는 설립 후 3년이 지난 조선업체만 외국인 용접공 초청 비자를 신청할 수 있었지만 이제 신생기업도 연평균 매출액 10억원 이상 등의 요건만 충족하면 초청 비자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향후 이민․출입국 정책의 주된 방향은 비숙련 인력이 아닌 숙련기능인력, 첨단 과학 인재를 유치하여 국가 발전에 자발적으로 기여하게 하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불법체류를 철저히 막는 등 체류질서도 엄정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