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집값 떨어졌다지만 소득 대비 여전히 높아"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꺼내든 대출 규제에도 집값 하락폭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은 오히려 미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지난 2년 넘게 집값 안정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제한적인 성공을 거뒀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8월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신규 대출 규제에 나섰다. 투기 수요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이 저출산과 고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 결과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자금난에 빠지며 주택 경기가 침체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주택 가격은 15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지난 15개월간 하락률(-3%)이 금리 인상 여파로 집값 내림폭이 컸던 토론토(-18%), 시드니(-11%) 등에 비해 작다고 했다. 중국 가구(도시 기준)의 주택보급률이 90% 수준으로 높아 거래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하락세가 실거래가에 반영되지 않은 영향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공산당이 금융시장 충격을 우려해 일부 지역에서 가격 하락폭을 인위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소득 대비 집값은 다른 나라보다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노르웨이 은행 노르데아에 따르면 작년 말 베이징의 소득 대비 중위 주택 가격 비율은 25배로 홍콩(20배), 미국(7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집값이 소폭 하락했지만 실업률이 올라가면서 중국인의 주택 매입 부담은 늘어났다는 얘기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