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딸 집단 성추행 당했는데…솜방망이 처벌 눈 뒤집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남학생 5명이 동급생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피해 부모의 주장이 제기됐다.

피해 부모 A 씨는 지난 28일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려 교육청 학교폭력 심의 결과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심의 결과가 어처구니없어 글로 읍소한다"고 운을 뗐다.A 씨에 따르면 그의 딸 B양은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또래 남학생 5명으로부터 집단 성희롱 및 성추행을 당했다. 피해자는 B양을 포함한 여학생 3명이었다고 한다.

가해자들은 피해 학생들에게 심각한 수준의 성희롱 발언을 쏟아냈을 뿐만 아니라, 옷 속으로 손을 넣어 신체를 만지거나 피해 학생 손을 자기 속옷 안으로 넣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팔을 두 명이 붙잡은 뒤 돌아가며 신체를 만졌다.

교육청 학폭 심의 결과 가해자 5명 중 2명은 접촉 및 보복 금지, 교내 봉사 4시간과 특별교육 2시간 처분이 내려졌다. 죄질이 좋지 않은 3명은 교내 봉사가 아닌 사회봉사 4시간 처분을 받았다. 또 사건 이후 학교 측은 분리 조치를 위해 가해자들에게 '가정 학습' 조치를 취했으나, 심의 결과 다시 학교에 나오고 있다고 한다.A 씨는 "정말 참담하다. 피가 끓고 눈이 뒤집힌다"며 "단체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반성도 없는 애들이 초등학생이라는 이유로 이런 조치가 이뤄지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이어 "학교에서는 분리 조치를 해준다고 하는데 과연 믿을 수 있냐. 딸은 계속 불안해한다"며 "딸도 다른 피해자도 지금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고 수면장애와 섭식장애를 앓고 있다. 아이들이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사건은 경찰청으로 이관돼 가해자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A 씨는 "이제 학교를 어떻게 믿냐"며 "가해자들이 제발 반성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