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항모 랴오닝함, 美 중국견제 거점 괌 주변까지 첫 진출"

대만 유사시 美 증원 전력 차단 훈련했을 가능성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최근 미군의 서태평양 거점인 괌 근처까지 항행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30일 보도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태평양에서 훈련한 랴오닝함 전단이 23일부터 25일까지 서태평양으로 더 깊숙이 남진해 괌 서쪽 해역에 도착한 후 26∼27일에 걸쳐 대만 동부 및 일본 남부 해역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괌은 전략폭격기와 핵추진 잠수함 등이 주둔하는 미군의 서태평양 거점이자, 대 중국·북한 견제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전략적 요충지다.

글로벌타임스는 랴오닝함의 괌 주변 진출이 대만 부근에서 중국이 최근 실시한 대규모 훈련과 연계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군이 대만 유사시 괌에 주둔한 미군 전력의 전개를 차단하는 훈련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25일 오전 6시(현지시간)부터 24시간 동안 중국군 군용기 71대가 대만 주변에서 활동한 것이 포착됐으며 이 가운데 47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이는 미국산 무기 구입 대금으로 미국이 대만에 총액 100억 달러(약 13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 미국 '국방수권법'에 대한 고강도 반발로 여겨졌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을 겨냥해 괌, 일본, 호주에 군사 기지들을 건설하고 있으며 괌은 모든 유형의 군사력을 갖춘 핵심 전방 작전 기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태평양에서 실시한 랴오닝함의 훈련은 중국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를 통제하고 제공권을 장악하는 향상된 능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전술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글로벌타임스는 미군이 중국을 공격하거나 대만 문제에 간섭하지 않는 한 중국은 괌의 미군 기지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지만, 공격 능력을 갖추는 것은 대미 억지력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 견해라고 소개했다. 랴오닝함뿐 아니라 인민해방군의 DF-26 중거리 탄도 미사일과 H-6K 폭격기도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중국군의 핵심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