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도쿄 특파원이 지켜 본 일본의 '진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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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2
일본이 흔들린다
정영효 지음
한국경제신문
312쪽│1만7500원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일본이 정말로 흔들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도쿄특파원인 정영효 기자는 <일본이 흔들린다>에서 이렇게 단언한다. 경제·정책·산업·인구 등 모든 측면에서 일본이 ‘퍼펙트스톰(복합위기)’을 겪고 있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현장 취재에 더해 일본 정부의 통계, 전문가 보고서 등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하라다 유타카 나고야상과대 비즈니스스쿨 교수(전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 등 일본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만나 인터뷰해 나온 결론이다.일본이 위기라는 것은 수십 년간 반복해 나왔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독자를 설득할 수 있는 책은 거의 없었다. 일본을 억지로 깎아내리고 ‘국뽕’을 유도해 돈을 벌려는 사람이 많았다.
반면 이 책은 객관적인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일본 사회가 직면한 여러 위기를 다각도로 조망한다. 2022년에도 팩스와 플로피 디스크로 업무를 보는 관공서, 1990년대까지 세계를 석권했던 일본 대기업들의 몰락, 저출산과 국부 유출 등 현지에서 직접 보고 들은 현상들을 현장감 있게 풀어낸다.
저자는 “이 책은 결코 일본을 깎아내리기 위한 게 아니다”고 강조한다. “한국은 산업구조를 비롯해 일본과 여러모로 닮았다. 일본이 저지른 실패 사례들을 잘 배워야 우리도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