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화재 뒤 방치된 광교 방음터널 2년여 만에 재설치

2020년 8월 화재로 소실…복구비용 갈등에 방치
소방과 경찰 관계자들이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한경DB
수원시가 내달 광교신도시 하동IC 고가차도 방음터널 재설치 공사를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하동IC 고가차도는 수원시 영통구 하동 광교신도시에서 해오라기터널, 삼막곡지하차도 등을 거쳐 용인시 구성·동백지구를 연결한다. 광교신도시 아파트와 인접한 고가차도 500m 구간에 방음터널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200m가 2020년 8월 화재로 소실됐다.당시 화재는 주행 중이던 차에서 난 불이 방음터널로 옮겨붙으며 확산했다. 지난 29일 발생해 5명이 숨진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와 같은 상황이었지만, 새벽 시간에 화재가 발생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동IC 고가차도 화재 구간은 수원시와 용인시에 각각 100m씩 걸쳐 있다. 이 때문에 두 지방자치단체가 복구 비용을 두고 갈등을 빚으며 소실된 방음터널이 2년 넘게 방치됐다.

도로 관리주체인 수원시는 전체 재설치 비용 68억원 가운데 우선 확보한 38억 원으로 복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내년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나머지 30억원을 반영해 내년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새롭게 설치하는 방음터널의 재질은 불연성 강화유리다. 2020년 화재 당시 하동IC 고가차도 방음터널에는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과 같이 아크릴 소재인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재질의 반투명 방음판이 덮여 있었다.

PMMA는 투명도가 높고 성형이 쉬우며 가격이 저렴하고 흡음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불이 쉽게 붙는다. 수원시 관계자는 "강화유리는 고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깨지거나 터지기는 해도 불이 붙지는 않아 화재를 확산시킬 위험은 적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