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바꾼 유럽…EU, 中 코로나19 폭증에 "공동대응 강화"

관광산업 보호 차원에서 중국발 여행객 입국 제한에 소극적이던 유럽연합(EU)이 결국 코로나19 변이 점검을 강화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1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EU 보건담당 집행위원은 27개 EU 회원국 보건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이 코로나19 감염 폭증 와중에 내년 1월 8일 해외입국자에 대한 방역 규제를 완화하는 것과 관련해 경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전염병이나 검사와 관련한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키리아키데스 집행위원은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현황을 즉각 평가해 만약 분석 규모를 축소한 경우 다시 확대하라고 제안했다.

EU 내에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이 입국 규제 강화에 착수했다. 스페인은 모든 중국발 입국자에게 코로나19 음성 결과나 백신접종 완료 증빙을 의무화했다. 이탈리아도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프랑스는 중국에서 항공기로 오는 승객들에게 탑승 전 코로나19 검사 음성 결과를 제시하도록 했다. 또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고, 새로운 변이를 찾아내기 위해 염기서열분석도 실시한다. 영국도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제출해야 영국행 항공기를 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중국발 승객의 20%를 대상으로 입국 후 검사도 하기로 했다.

호주는 오는 5일부터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에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내도록 한다. 태국은 모든 해외 입국자에게 코로나19 백신 2회 이상 접종 기록을 제출하도록 하는 한편 중국발 입국자에는 태국 도착 48시간 이내에 발급된 음성 확인서를 요구할 계획이다. 호주와 태국은 중국발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큰 국가다.

앞서 한국, 미국, 일본, 대만, 인도 등이 중국발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 음성결과 의무화 등을 도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에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것을 요구했다. 바이러스 변이 발생과 입원·사망 수치를 포함한 코로나 관련 상황, 60세 이상 등 취약 계층의 백신접종 현황 등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중국 기업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2월 47.0으로 11월의 48.0보다 악화했다. 구매·인사 담당자 대상 설문으로 조사하는 PMI는 50 이상이면 확장, 그 아래면 위축 국면을 뜻한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석달 연속 50을 밑돌았다. 특이 이달 47.0은 코로나19 초기 우한 봉쇄가 있었던 2020년 2월(35.7) 이후 가장 낮다. 중국의 PMI 부진은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른 감염 폭증 영향으로 분석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