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지 "친구 웨스트우드 장례식 참석해야"…특별외출 요청

아내 스텔라 "웨스트우드, 어산지 도피 생활 중 우정 쌓아"
웨스트우드 디자인 예복입고 3월 옥중 결혼식…법무부 "승인 가능성 낮아"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50)가 별세한 영국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81)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교도소에 외출을 요청할 예정이다. 3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줄리언의 아내 스텔라 어산지는 "그는 그녀(웨스트우드)를 기리고 싶어할 것"이라며 변호사에게 장례식 참석을 위한 임시 석방 요청 절차를 밟도록 했다고 밝혔다.

어산지는 미 육군 정보분석 요원이던 첼시 매닝이 2010년 빼낸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해 파장을 낳았다.

그는 도피 생활을 하다 2019년 4월 경찰에 체포돼 영국 벨마시 교도소에 수감됐고, 미국은 2019년 방청법 위반 등 18개 혐의로 그를 기소하며 영국에 송환을 요청했다. 현재 어산지는 영국 정부의 송환 승인 결정에 맞서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스텔라에 따르면 웨스트우드는 어산지가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도중 그를 정기적으로 만나며 우정을 쌓아왔다.

특히 웨스트우드는 최근 어산지의 송환 반대 운동에도 동참하는 등 그의 활동을 지지하는 데도 적극적이었다. 올 3월 어산지와 스텔라가 옥중 결혼식을 올릴 때는 웨스트우드가 직접 예복을 디자인해 줬을 정도였다.

스텔라의 트위터에 따르면 어산지는 웨스트우드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그녀를 몹시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대변인은 웨스트우드가 가까운 친족이 아니기 때문에 어산지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지만, 이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는 않아 승인 여부는 교도소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스텔라 어산지는 교도소 측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명확한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배려 차원에서 석방이 승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웨스트우드의 장례식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