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권 뺏긴' 대우건설, 신반포15차 소송 또 이겼다

부동산 프리즘

대법 "시공계약 부당 해지"
조합 손 들어준 2심 판결 취소
손해배상 청구할 듯

공사 많이 진행된 탓에
시공권 찾을 가능성은 낮아
공사 진척도가 45%인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에 급제동이 걸렸다. 대법원이 부당하게 시공 계약을 해지당했다고 주장해온 대우건설의 손을 최종적으로 들어줘서다. 대우건설은 조합을 상대로 한 추가 손해배상 소송과 공사중지 가처분 소송을 준비 중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달 말 대우건설이 신반포15차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낸 가처분 이의 소송에서 조합 측 손을 들어준 2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신반포15차 아파트는 시공사가 대우건설에서 삼성물산으로 바뀌어 641가구 규모의 ‘래미안원펜타스’ 단지로 건설 중이다. 후분양제여서 분양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공사는 45%가량 진행된 상태다.신반포15차 재건축조합은 2019년 당시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공사비 증액을 놓고 다투던 중 계약을 파기하고 넉 달 만에 삼성물산을 새 시공사로 선정했다.

대우건설은 즉시 사업장 유치권을 행사했으나 조합 측이 사업장 인도 단행 가처분을 제기해 2020년 10월 사업지를 넘겨받아 삼성물산에 공사를 맡겼다. 시공권을 빼앗긴 대우건설은 시공권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유치권 행사를 계속하기 위한 가처분 이의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해 1월 시공권 확인 소송에서 대우건설 손을 들어줬다. 당시 법원은 “조합 측이 주장하는 부당한 공사비 증액 요구, 착공 거부 및 사업 지연, 계약조건 위반 등의 계약 해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조합이 시공사를 변경하려면 손해배상을 해야 하므로 조합총회를 거쳐야 했으나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유치권 행사를 둘러싼 가처분 이의 소송에서도 승소하면서 대우건설은 시공권을 돌려받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신반포15차에서 부당하게 계약 해지당했기 때문에 실추된 이미지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업계에선 아파트 공정률이 45%에 이르는 점을 고려할 때 사업장 반환보다 손해배상 등이 현실적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손해배상 시 조합원 분담금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공사로서 문제없이 공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법원 판결 관련해서는 조합과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