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철균 경북연구원장 "글로벌 연구자원 활용해 지방정책 선도"

지방 정책硏, 싱크탱크 넘어
'싱크넷'의 시대로 바뀌어야
“이제 지방의 정책연구원이 ‘싱크탱크’를 넘어 ‘싱크넷’의 역할을 하는 시대로 바뀌어야 합니다.” 새해 1월 1일 대구경북연구원에서 분리돼 출범한 경북연구원의 유철균 원장(사진)은 “대구경북연구원의 분리는 발전적 분리”라며 “글로벌 전문가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새로운 지방정책연구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새해 출범한 경북연구원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중앙부처에서 내려주는 예산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비중이 커진 전략예산을 많이 따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4년 300조원이던 국가 예산이 9년 만인 올해 639조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며 “이 가운데 경상예산이 504조원, 전략예산이 135조원인데 대구와 경북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더 많은 전략예산을 확보해 지역발전을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유 원장은 “지금까지는 ‘정책지원’ 연구가 연구원의 주된 기능이었지만 앞으로 ‘정책을 선도하는’ 연구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해외 연구자들을 활용하는 ‘싱크넷’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한 공간으로 싱커 조직을 모으는 싱크탱크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분산돼 있는 전 세계의 연구자원을 원격으로 네트워크화해 그때그때 임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35만 명의 박사를 규합한 이노센티브의 사례를 예로 들며 “문제 해결을 원하는 사람(seeker)이 연구비를 걸고 연구원을 찾으면 네트워크상에서 응모한 연구자(solver)가 답을 내는 방식으로 글로벌 연구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경상북도가 올해부터 시작하는 신라왕경 디지털 재현 및 메타버스 사업에 싱크넷을 활용하고 있다. 중장기 계획 수립에 필요한 역사 타임머신과 디지털 트윈에 대한 연구를 7개국에 제안했고 러시아 연구원이 이를 맡았다. 이 연구원은 이틀 만에 글로벌 수준의 보고서 3개를 보내왔다. 대구경북연구원이 지급한 연구비는 50만원(시급 2만원, 25시간)에 불과했다. 유 원장은 “전 세계 노동시장이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