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화이팅"…尹대통령, 與의원들 만나 '어퍼컷 격려'(종합)

영빈관 신년인사회에 당권주자 등 與의원 90여명 총출동
불참 이재명 "초청, 처음듣는 얘기"…이정미, 尹에 '난쏘공' 책 선물
尹대통령 내외, 與김예지 시각장애 안내견 만나 '반색'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2023년 신년 인사회'에는 5부 요인 외에도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 9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소속 의원 115명 중 브라질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대통령 특사로 출장길에 오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여당 의원이 참석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초청장을 받았으나 불참 의사를 밝혔고,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야당 인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다.

총 200여명이 참석해 약 40분가량 진행된 행사에서 윤 대통령은 5부 요인과 함께 헤드 테이블에 자리해 덕담을 나눴다. 윤 대통령 신년 인사에 이어 건배 제의를 한 김진표 국회의장은 개헌과 선거제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주스를 들고 '법고창신'(法古創新·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이라는 건배사를 했다고 한다.

김 의장은 특히 윤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 검토 필요성을 언급한 언론 보도를 거론, "더이상 승자독식 체제가 유지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선거제 개편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스탠딩 형태로 배치된 각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짤막한 새해 인사와 덕담을 주고받았으며, 참석자들이 요청하면 휴대전화로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야당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이정미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고(故)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책과 자필 편지를 건넸고, 윤 대통령은 책을 건네받으며 "제가 참 좋아하는 책"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며 약한 자들을 먼저 지켜주는 '법의 정의'가 우선하는 시대를 열어달라 부탁드렸다"면서 '난쏘공' 책 선물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의힘 당권 후보들로 거론되는 권성동 김기현 윤상현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참석했다. 공교롭게도 '친윤'(친윤석열) 후보 경쟁을 벌이는 권성동·김기현 의원과 나 전 의원이 같은 테이블에 나란히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에게 "금년 한해 화이팅 합시다", "열심히 하라" 등의 의례적 인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테이블에서 조수진 의원이 장난스럽게 '윤심' 이야기를 꺼내자, 윤 대통령이 웃으며 "대통령실, 관저는 의원 모두에게 열려 있다.

요청을 주는 분에겐 모두 열려 있다.

관저는 찾아오겠다면 다 만나고 식사도 할 수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초재선 의원들에게 "앞으로도 도와달라", "대통령과 정부가 많이 힘드니까 새해에도 힘내서 좀 뛰어달라" 등의 인사말을 건넸다고 한다.

윤 대통령 내외는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를 보고 반가움을 표했고, 조이도 윤 대통령 얼굴을 핥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최근 입양한 반려견 '새롬이'를 언급하며 "관저에 마당이 있어서 잘 놀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의원들은 신년인사회 참석 후 윤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페이스북에 소개하기도 했다.

대선 때 윤석열 당시 후보의 유세본부장을 맡았던 박대출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박 의원만 보면 이게 생각난다'면서 대선 유세 때 어퍼컷을 보여주시고는 '올해도 화이팅하자'고 주문하신다"고 적었다.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늘 열심히 뛰어줘서 고맙다.

새해에도 잘 부탁한다'고 당부했고, 김건희 여사는 '지금도 대통령께서 많이 어렵습니다.

새해에도 도와주세요'라고 했다"고 썼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국회 운영하는데 수고 많이 했고 새해에도 더 많이 노력해 달라는 당부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부산시당에서 연 현장최고위 말미에 신년 인사회 초청 관련 질문이 나오자 "처음 듣는 얘기"라며 "신년인사회에 여러 사람 인사하는데 저를 오라고 했다고요?"라고 반문했다. 이에 천준호 대표 비서실장이 "초청 메일이 대표 메일로 접수됐고, 예정된 일정이 있어서 참석이 불가능하다고 회신했다"며 이 대표를 대신해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