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돌봄 노동자 이야기…'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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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마을 방과후 교사들의 분투기…경력인정 못 받는 '그림자 노동' 꼬집기도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도토리 마을 방과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는 동안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졌다. 코로나 감염 확산 우려로 학교에 가지 못했던 초등생 아이들은 성미산마을의 공동 육아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도토리 마을 방과후로 등원했고, 선생님들은 오전부터 아이들을 책임져야 했다.
학기 중이면 하교 직후에야 나타났던 아이들이 아침 일찍 찾아오면서 비상이 걸린 셈이다.
선생님들은 직접 점심을 지어 아이들과 나누고, 아이들이 감염을 피하면서도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아이들과 소통하고, 가르치고, 함께 배움의 터전을 끌고 간다는 점에서 여느 교사와 다를 바 없지만, 우리 사회는 이들을 교사라고 부르지 않는다.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마을 방과 후 교사입니다'는 그간 사회적으로 조명받지 못한 돌봄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방과후에서는 교사라는 직함으로 일하지만, 오랫동안 일을 해도 단순 경력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이 처한 현실을 꼬집는다. "(마을 방과후) 교사들은 직업 기입란에 '기타(其他)'로 표시되고, 10년을 일했다 하더라도 단 1년의 경력을 인정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국가에서는 초등 돌봄을 공적인 영역으로 편입시키고 있지만, 우리에게 그건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
"(극 중 내레이션) 다큐 속 교사들은 근엄한 모습의 선생님이 아니다.
아이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춤추고 노래하며 어울릴 수 있는 친구, 형, 누나와 같은 존재로 나온다.
이들의 호칭도 '○○○ 선생님'이 아니라 '논두렁', '자두', '오솔길' 등 별명으로 제각각 불린다.
코로나 시기 격무에 시달리던 교사 중 일부는 안타깝게도 아이들과 눈을 맞추던 일을 내려놓고 정든 도토리 마을 방과후를 떠난다.
1년이고, 10년이고 가족처럼 지냈던 아이들을 뒤로하는 마음이 온전할 리 없다.
도토리 마을 터전에 둘러앉아 아이들에게 이별을 전하는 '논두렁'에게 아이들은 떠나는 친구에게 인사하듯 그간 말하지 못했던 고마움을 털어놓는다.
"논두렁, 재미있는 놀이 많이 알려줘서 고마워."
작품은 박홍열·황다은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박 감독은 영화 '간신',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등 여러 편의 상업영화를 비롯해 100여 편이 넘는 작품에서 촬영감독으로 일했다.
함께 한 황 감독도 영화 '작업의 정석', 드라마 '봄의 왈츠', 나의 위험한 아내' 등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집필한 작가다.
이번 작품은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1월 11일 개봉. /연합뉴스
학기 중이면 하교 직후에야 나타났던 아이들이 아침 일찍 찾아오면서 비상이 걸린 셈이다.
선생님들은 직접 점심을 지어 아이들과 나누고, 아이들이 감염을 피하면서도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아이들과 소통하고, 가르치고, 함께 배움의 터전을 끌고 간다는 점에서 여느 교사와 다를 바 없지만, 우리 사회는 이들을 교사라고 부르지 않는다.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마을 방과 후 교사입니다'는 그간 사회적으로 조명받지 못한 돌봄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방과후에서는 교사라는 직함으로 일하지만, 오랫동안 일을 해도 단순 경력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이 처한 현실을 꼬집는다. "(마을 방과후) 교사들은 직업 기입란에 '기타(其他)'로 표시되고, 10년을 일했다 하더라도 단 1년의 경력을 인정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국가에서는 초등 돌봄을 공적인 영역으로 편입시키고 있지만, 우리에게 그건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
"(극 중 내레이션) 다큐 속 교사들은 근엄한 모습의 선생님이 아니다.
아이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춤추고 노래하며 어울릴 수 있는 친구, 형, 누나와 같은 존재로 나온다.
이들의 호칭도 '○○○ 선생님'이 아니라 '논두렁', '자두', '오솔길' 등 별명으로 제각각 불린다.
코로나 시기 격무에 시달리던 교사 중 일부는 안타깝게도 아이들과 눈을 맞추던 일을 내려놓고 정든 도토리 마을 방과후를 떠난다.
1년이고, 10년이고 가족처럼 지냈던 아이들을 뒤로하는 마음이 온전할 리 없다.
도토리 마을 터전에 둘러앉아 아이들에게 이별을 전하는 '논두렁'에게 아이들은 떠나는 친구에게 인사하듯 그간 말하지 못했던 고마움을 털어놓는다.
"논두렁, 재미있는 놀이 많이 알려줘서 고마워."
작품은 박홍열·황다은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박 감독은 영화 '간신',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등 여러 편의 상업영화를 비롯해 100여 편이 넘는 작품에서 촬영감독으로 일했다.
함께 한 황 감독도 영화 '작업의 정석', 드라마 '봄의 왈츠', 나의 위험한 아내' 등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집필한 작가다.
이번 작품은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1월 11일 개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