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언론진흥재단 예산 대폭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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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소홀…직원 배만 불려"문화체육관광부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경상경비와 업무추진비를 대폭 삭감했다. “지난 5년간 재단 수입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내실은 키우지 않고 직원들 배만 불렸다”는 게 문체부의 진단이다. 재단의 인건비와 경상경비 등 일반관리비가 삭감된 건 2010년 기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문체부는 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재단 방만 경영 요소를 개혁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재단 수입이 급증하기 시작한 건 2018년 12월부터다. 재단에 정부 광고 집행 대행 업무를 독점적으로 주고, 광고비의 10%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내용의 ‘정부기관 및 공공법인 등의 광고 시행에 관한 법률’(정부광고법)이 시행된 덕분이다. 그 결과 2018년 726억원이었던 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 수입은 지난해 1035억원으로 늘었다.덩달아 예산도 급격히 증가했다. 사실상 세금으로 거둬들인 수입이지만, 그 덕을 가장 많이 본 건 재단 직원들이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재단의 인건비와 경상경비 등 기관운영비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집행률이 부진한 사업, 유사·중복 사업을 방치하는 등 사업은 뒷전이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올해 정부 광고 수수료 관련 예산을 지난해(1035억원)보다 21억원 줄어든 1014억원으로 승인했다. 인건비 등 일반관리비는 약 7억원 삭감했다. 특히 경상경비는 10%, 업무추진비는 15% 감축했다.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인 ‘경상경비 -3%, 업무추진비 -1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문체부는 사업 구조 재편 방향도 제시했다. 집행률이 부진한 ‘정부 광고 협업사업’은 지난해 120억원에서 올해 84억원으로 감액했다. 대신 새로운 수요가 몰리는 ‘미디어 스타트업 지원’은 대비 증액(5억→7억원)했고, 지역 언론 발전을 돕는 지역신문발전기금에는 60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