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회장 이재용 만나고 벤츠는 '재벌집' PPL…'르쌍쉐'보다 많이 팔았다

벤츠·BMW, 국내 베스트셀링카 다수 보유
홍보·투자 열 올리며 한국 시장 집중공략
올해 국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판매량이 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지엠(GM)의 판매량을 앞질렀다. 벤츠와 BMW의 한국 시장 공략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차 누적 판매량 1위는 벤츠로 8만976대를 기록했다. 2위는 BMW로 7만8545대를 기록했다.양사의 누적 신규 등록 대수는 총 15만9521대로, 지난해 신규 수입차 연간 등록 대수가 28만3435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차 점유율 중 절반 이상을 벤츠와 BMW가 장악한 셈이다. 벤츠, BMW에 이어 아우디(2만1402대) 폭스바겐(1만5791대) 볼보(1만4431대) 순으로 집계됐다.

벤츠와 BMW의 합산 판매량은 르노코리아, 쌍용차, 한국지엠 '르쌍쉐'의 내수 판매량을 앞질렀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각각 쌍용차 6만8666대, 르노코리아 5만2621대, 한국지엠 3만7237대였다. 벤츠와 BMW 모두 이들 국내 완성차 업체보다 국내에서 차를 많이 팔았다는 얘기다.벤츠와 BMW는 국내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을 다수 보유한 수입차 브랜드로, 점유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1만대를 넘은 베스트셀링카 트림별 모델은 단 3개인데 모두 벤츠와 BMW 차량이었다. 1위 벤츠 E250(1만2172대), 2위 벤츠 E350 4매틱(1만601대), 3위 BMW 520(1만445대) 순이다. 벤츠 E클래스 세단은 2018~2021년 세계에서 통틀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다.

벤츠와 BMW가 국내에서 공격적 마케팅을 하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벤츠는 올해 '재벌집 막내아들', '천원짜리 변호사' 등 굵직한 드라마에 간접광고(PPL)를 하며 국내 시장 홍보에 공을 들였다.국내 시장 투자도 활발하다. BMW는 세계 최초로 2014년 770억원을 투자해 인천 영종도에 BMW 드라이빙 센터를 설립했다. 올해 7월 부산에서 열린 모터쇼에는 수입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부스를 꾸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에는 올리버 집세 BMW 그룹 회장이 한국만 단독 방문했다. 이때 집세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협력을 논의한 것도 화제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의 투자로 불편했던 서비스가 많이 개선되는 등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진입장벽이 많이 사라졌다"면서 "특히 전동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수입차 업체들이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한국 시장에 공들이는 행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