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中 헝다 회장 "빚 갚고 건설 프로젝트 진행"

채무조정 기한 못 지킨 직후 또 공약…구체적 목표는 제시 안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쉬자인 회장이 신년사에서 올해 채무를 해결하고 계획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공약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SCMP는 쉬 회장이 지난 1일 밤 직원들에 보낸 신년사 서한을 입수해 이같이 전하면서 "쉬 회장이 스스로 정한 채무구조조정 계획 발표 기한을 또다시 지키지 못한 가운데 이러한 약속을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일 블룸버그 통신은 헝다가 지난해 말까지 1조9천700억 위안(약 357조 원)에 대한 채무조정안을 홍콩 증권거래소에 내기로 했으나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헝다는 지난해 7월에도 채무구조조정 계획 발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이로써 헝다는 홍콩에서 파산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쉬 회장은 신년사에서 "2023년은 헝다그룹이 기업으로서 임무를 완수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중요한 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우리 모두가 함께 일하고 건설 재개와 판매, 작업에 대해 포기하지 않는 한 (주택) 인도, 다양한 채무 상환, 위험 제거, 생존을 위한 새로운 장의 시작이라는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의 판매와 인도 목표 등 많은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SCMP는 지적했다. 쉬 회장은 헝다가 지난해 732개 프로젝트를 완수해 주택 30만1천여 채를 인도하며 애초 세웠던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1∼11월 291억2천만 위안의 판매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2020년도에 달성한 판매 계약(7천350억 위안)과 비교하면 미미하다. 쉬 회장은 또한 지난해 자사가 첫 전기차인 헝츠(恒馳)5의 생산과 인도를 개시했고, 하이난성 단저우시에 건설한 관광지 '하이화다오'에 관광객 760만명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헝다의 홍콩 지역 본부 건물에 대한 입찰이 또다시 무산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헝다의 홍콩 지역 본부는 완차이 지역에 세워진 27층짜리 건물이다.

앞서 헝다는 해당 건물이 채권단에 압류되기 전까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소식통은 시장 상황이 작년 하반기보다 나아질 때 채권단이 다시 한번 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헝다는 2021년 12월 227억 달러(약 29조원) 규모 역외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헝다의 주식은 지난해 3월 이후 거래가 중지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