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코로나 차단 곳곳에 허점…변이 재확산 대책 더 철저해야

중국발(發) 코로나 유입세가 심상찮다. 지난 2일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의무화한 지 이틀 만에 13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총검사자(590명) 다섯 명 중 한 명꼴(22.7%)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검사 대상이 늘어날수록 확진율도 20%에서 26%로 같이 뛰는 형국이다. 게다가 항공편으로 들어온 30일 이내 단기 체류자 검사 결과만 이렇다. 입국 후 거주지 인근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내국인과 장기 체류(90일 초과) 외국인, 선박편 입국자의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 이들 검사 결과까지 포함할 경우 확진자가 얼마나 더 늘지 가늠하기 힘들다. 중국발 ‘1월 코로나 대유행’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지난달 말 중국인 여행자의 단기비자 발급을 한 달간 중단하는 등 과감한 대응책을 내놓은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방역에서 속도만큼 중요한 게 세밀하고 촘촘한 대책이다. 작은 실수나 오판이 엄청난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대책엔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정부는 중국발 코로나 대책 발표 때 홍콩 마카오는 검역 강화 대상에서 제외했다. 최근 한 달 새 홍콩발 유입 인구가 4만4000여 명으로 중국을 앞지르고 있고, 현지 확진자 수가 수직 급증하고 있다는 게 주지의 사실인데도 말이다. 뒤늦게 7일부터 검역을 강화하겠다고 보완했지만, 닷새간 뚫린 방역망은 어떻게 할 것인가. 또 그제는 질병관리청 코로나 정보관리시스템이 마비되는 바람에 중국에서 들어온 장기 체류 외국인과 내국인에 대한 정보가 시·군·구 보건소에 전달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기초 지자체가 이들에 대한 코로나 검사를 채근하지 못하면 코로나 대문은 닫아놓고, 방문은 훤히 열어놓은 꼴이나 다름없다. 그밖에 확진자 격리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든지, 확진자가 호텔 격리를 거부하고 달아나는 등 곳곳에서 대책이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후속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보다 포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7일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급선회한 후 중국 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8억 명에 육박했다는 현지 보도다. 적잖은 변이도 발견되고 있다. 오는 8일부터 중국의 해외여행 규제가 풀리고, 22일 춘제 연휴가 시작되면 세계 각국으로 이런 변이가 재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거기다 이미 강력한 면역 회피력을 가진 변이 바이러스(XBB1.5)가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터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대한 포괄적 검역 강화 필요성도 검토해야 한다. 개미구멍이 둑을 무너뜨릴 수 있다. 3년 전 코로나 발병 초기 문재인 정부의 방역 실책을 반면교사 삼아 변이 바이러스 유입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