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투자 손실 볼 수 있지만…" 전문가들이 본 미래 [CES 2023]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호텔에서 열린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 세션에서 사회자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허세민 기자
"메타버스가 과대평가됐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잘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메타버스는 5년 뒤 우리의 미래입니다." (밴처캐피털 레이즈드인스페이스의 샤라 샌더오프 설립자)

"인류 역사상 중요한 순간입니다. 메타버스는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은 대중교통 보다 영향력이 더 커질 거에요." (브렛 레너드 영화감독)3일(현지시간) 오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메타버스 관련 세션에선 '메타버스를 필연적인 미래'로 확신하는 패널들의 발언이 쏟아졌다. 최근 산업계를 휩쓴 메타버스가 "실체가 없는 과장된 개념"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반박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현실 세계를 옮겨온 가상 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사회, 문화,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이 여기에 활용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메타버스가 단순한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날 행사에 참석한 패널들은 메타버스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그렸다. 컨설팅 업체 저니의 캐시 해클 최고메타버스책임자(CMO)는 "메타버스는 단순히 VR이나 특정 회사를 가리키는 용어가 아니다"라면서 "구찌 등 패션 브랜드들이 메타버스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경험을 중시하는 다양한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샌더오프 레이즈드인스페이스 설립자는 메타버스 회의론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5년 뒤 당신은 한국에 있고 나는 이곳에서 지금처럼 똑같은 형태로 몰입감 있는 회의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가상 공간에서 나는 토끼 아바타로, 당신은 곰 아바타 등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메타버스 기업에 대한 투자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도 오고 갔다. 이날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 세션에서 사회자가 "금리가 상승하면서 투자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글로벌 자산운용사 라자드의 데이비드 히글러 이사는 "(투자에 따른) 손실(breakage)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전반적인 추세가 중요하다. 우리는 길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중요한 회사들이 탄생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