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팬텀, P-CAB ‘보노프라잔’ 불순물 문제로 FDA 심사 보류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 관련
미국 팬텀파마슈티컬스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노프라잔’의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에 대한 품목허가 심사를 보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지난 3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로 예상했던 제품 출시가 늦어질 것이라고 했다. 4일 팬텀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31.1% 급락했다. 보노프라잔은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기전의 위장질환 치료제다. FDA는 작년 5월 보노프라잔의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을 수락했다. 당시 처방의약품신청자비용부담법(PDUFA)에 따른 심사기일은 오는 11일로 정해졌다.

심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8월 팬텀은 보노프라잔의 상업용 제품(commercial batches)에서 발암 의심 물질인 ‘N-니트로소-보노프라잔(NVP)’을 미량 검출했다. 이후 팬텀은 NVP의 일일 섭취 허용 한도에 대해 FDA와 논의했다.

FDA는 NVP의 하루 섭취 허용 한도를 96ng(나노그램)으로 설정하고, 보노프라잔이 이를 넘지 않는 것을 입증하는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팬텀은 이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FDA는 PDUFA 심사기일까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no action would be taken)’이라고 통보했다. 테리 쿠란 팬텀 대표는 “1분기에 보노프라잔을 출시하지 못해 실망스럽지만 심사 진행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며 “NVP 한도를 충족할 수 있다고 자신하며 FDA의 요구사항을 확보한 후 예상 출시시기를 갱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텀은 일본 다케다제약이 2019년 벤처캐피탈 프레이저헬스케어파트너스와 설립한 합작사다. 미국 유럽 캐나다에서 보노프라잔에 대한 독점 권리를 갖고 있다.

HK이노엔·대웅제약도 P-CAB 미 진출 시도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산이나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생긴다.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은 식도 점막의 손상(미란) 없는 상태다. P-CAB은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기전의 위장 질환 치료제다. 위벽에서 위산의 분비에 관여하는 양성자펌프에 칼륨이온이 결합하는 것을 차단한다. 보노프라잔은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으로 FDA 승인을 먼저 받았다.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해서는 작년 12월 임상 3상을 시작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HK이노엔과 대웅제약 등이 P-CAB 제제의 미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HK이노엔의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은 미국 협력사인 브레인트리래보라토리스를 통해 작년 10월 미국에서 두 건의 임상 3상을 시작했다.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해 케이캡과 기존 양성자펌프억제제(PPI) 간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한다.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및 치료 유지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도 진행한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펙수프라잔)의 국내 품목허가를 2021년 12월 받았다. 이후 1년만에 콜롬비아 베트남 브라질 등 10개국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올해 중국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개발 및 판매 권리는 2021년 6월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에 이전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