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모더나의 올해 첫 M&A...日 오리시로 인수 의미는

8500만弗에 인수...무세포 pDNA 합성 기술 보유
모더나가 올해 첫 기업 인수합병(M&A) 대상으로 일본 바이오텍인 오리시로지노믹스(OriCiro Genomics)를 낙점했다.

오리시로는 미생물(대장균) 배양 없이 대량으로 플라스미드 DNA(pDNA) 같은 원형 DNA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pDNA는 메신저리보핵산(mRNA)의 핵심 원재료다. 모더나가 항암 백신 등 개인 맞춤형 mRNA 치료제의 상업화에 필요한 '퍼즐'을 채워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더나는 4일(현지시간) 일본 오리시로를 8500만달러(약 1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오리시로는 일본 동경대에서 나온(스핀오프) 바이오텍이다. 2018년 12월 설립돼 직원 21명을 두고 있다.

핵심 기술은 무세포 pDNA 합성 및 증폭이다. 미생물 의존을 없앨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대규모 생산설비가 필요 없고, 생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이어진다.
모더나도 이런 점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더나가 mRNA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pDNA 생산 관련 기술을 확보한 것은, 개인 맞춤형 mRNA 치료제의 상업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모더나는 최근 미국 머크(MSD)와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mRNA 항암백신(mRNA-4157) 병용 임상 2b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mRNA 치료제·백신 생산에는 원형의 pDNA에 특정 단백질의 DNA 염기 조각을 삽입하고, 이 pDNA가 미생물 안에서 복제돼 스스로 증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코로나19 mRNA 백신의 경우, pDNA에 삽입되는 DNA 조각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돌기(스파이크) 단백질과 관련된 것이다. 대부분 합성된 pDNA를 대량으로 얻기 위해 대규모의 미생물 배양 시설을 이용한다. 오리시로는 10kbp 크기의 단일 DNA의 경우 섭씨 30도의 등온 환경에서 3시간 이내에 최대 00ng/µl의 초나선 DNA(supercoiled DNA)를 생성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오리시로 인수로 mRNA 제조의 핵심 구성요소인 pDNA의 무세포 합성과 증폭에 필요한 최고의 도구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전문매체인 엔드포인트뉴스의 존 캐롤 편집장은 "방셀 CEO는 내게 오리시로가 놀라운 효소 능력(enzyme capabilities)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엔드포인트뉴스에 따르면 모더나는 "우리가 제품을 만드는 데 플라스미드 제작이 절반의 시간을 차지한다"며 "(오리시로의 기술은) 제품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줄 것"이라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