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만화' 스크린 부활한 '슬램덩크'…30∼40대 팬심 '들썩'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2위…만화책도 덩달아 인기
원작자 겸 감독 "뿌리는 하나, 새 생명으로 만든 작품"
1990년대 인기 만화 '슬램덩크'의 극장판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하며 30∼40대 '팬심' 저격에 나섰다. 5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개봉 첫날인 4일 6만2천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특정 영화에 배정된 좌석 수 대비 관객수 비율을 보여주는 좌석 판매율은 23.2%로, '아바타2'(12.5%)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슬램덩크'는 1990∼1996년 연재된 일본 만화다. 전 세계에서 약 1억2천만 부가 넘는 누적 판매 부수를 기록하며 사랑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1990년대 청소년기를 보낸 이들이라면 대부분 '슬램덩크'라는 이름을 기억할 정도로 유명하다.

작품은 만화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각본과 연출을 직접 맡으면서 제작 때부터 화제가 됐다. 작품 속 주인공은 원작 속 '빨강 머리' 강백호에서 단신의 '넘버 원' 가드 송태섭으로 바뀌었다.

스토리는 원작 마지막을 장식했던 북산고와 산왕공고의 경기를 다룬다.

원작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야기가 새로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배급사 NEW를 통한 인터뷰에서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 '슬램덩크'를 만들었다"며 "만화는 만화로,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는 영화로, 새로운 하나의 생명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결국 뿌리는 다 같고 '슬램덩크'를 이미 알고 있더라도, '이런 슬램덩크도 있구나'라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국내에서는 원작 만화에 애정을 가졌던 30∼40대의 감성을 자극하며 첫 주말 본격적인 관객몰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이날 실 관람객의 평가가 반영된 CGV 골든에그 지수에서 98%를 기록해 '아바타2'(96%) 등 박스오피스 상위권의 다른 작품을 뛰어넘었다.

실제 작품을 본 유명 연예인들이 호평을 늘어놓는 동영상도 공개돼 작품 관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들 대부분은 원작 만화 '슬램덩크'를 또렷이 기억하는 30∼40대들이다.

2AM 멤버이자 배우 정진운과 가수 허각, 배우 서지석, 전 농구 국가대표 한기범, 현역 프로농구 선수 등은 NEW가 공개한 영상에서 "꼭 보셔야 한다.

눈으로 직접 확인해달라", "타임머신을 타고 학창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디테일하고 세밀하게 잘 만들었다"는 등의 영화평을 전했다.
학창 시절 애장 만화였던 '슬램덩크'가 스크린으로 돌아오면서 만화 지면을 찾는 이들도 늘었다.

예스24에 따르면 영화 개봉을 맞아 출간된 특별판 '슬램덩크 챔프'는 새해 첫날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 책은 '슬램덩크'를 처음 접하는 독자를 위해 원작 만화 전체 276화에서 이야기의 베이스가 되는 24화를 엄선해 수록한 책이다. '슬램덩크 챔프'의 주 구매층은 20여 년 전 만화를 즐겨봤던 30∼40대로, 이들은 전체 도서 구매자 중 87% 이상을 기록했다.

/연합뉴스